'한동훈 때리기' 與 전당대회…연일 '배신자 프레임' 맹폭

나경원 "대통령과 신뢰 관계 파탄 났다고 보는 눈 많아" 윤상현 "韓, 채상병 특검 추진되면 대통령 공동정범으로 몰 것" 원희룡 "아끼고 키워준 윤 대통령과 차별화 불사…나쁜 정치"

2025-07-01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소위 '한동훈 때리기' 양상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나머지 세 후보는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연일 '배신자 프레임'으로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공포 마케팅'이라며 역공에 나서는 등 여당 전당대회 초반부터 후보 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 핵무장 3대 원칙' 세미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역할 중에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대통령과 신뢰 관계"라며 "(한 전 위원장은)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는 눈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이 '채 상병 특검법'을 찬성하며 윤 대통령을 배신했고, 이미 신뢰 관계가 파탄이 난 만큼 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나 의원은 지난달 29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우리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특정인을 위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그것은 다른 차원"이라며 우회적으로 한 전 위원장을 '배신자'로 규정했다. 한 전 위원장이 '채 상병 특검'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채 해병 특검에 대해 새롭게 수정 제의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말하니까 돌아오는 건 바로 7월에 한동훈 특검 통과시키겠다고 민주당이 말하지 않나"라며 "아직 정치적으로 한 전 위원장에게 당을 맡기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공격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대야 전선에 내부 교란이 생길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비판에 화력을 더했다. 윤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종결되기 전에 특검법을 발의하는 건 한마디로 민주당 당 대표나 할 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발언을 하면 소위 민주당의 프레임에 빠지는 것이고 대야 전선에 내부 교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저분(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책임에 대한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닌가"라며 "(특검이 추진되면) 분명히 대통령을 공동정범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 상병 특검 찬성을 고리로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한 전 위원장을 '배신자 프레임'으로 몰아가며 사실상 나경원·윤상현 두 후보와 협공을 펼쳤다. 원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는 당 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다"며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 대통령과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탄핵의 징검다리가 될 특검도 먼저 발의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나쁜 정치"라고 맹폭했다. 한 전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 공격에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이다. 지는 것이다"고 맞받았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권을 잃지 않고 승리하기 위해서 변화가 필요하다. 민심에 따르는 게 필요하다"며 "세 분은 입을 맞춘 듯이, 시기도 정확하게 맞춰서 그러고 계신다. 일종의 공포 마케팅을 하고 계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게 처음이 아니다. 작년 3월에 김기현 대표가 당대표에 5% 있다가 막 몰려들어서 굉장히 지원했고 인위적인 지원을 통해서 당 대표가 됐었다"며 "그 당시에도 누가 되면 탄핵이 되니, 누가 배신의 정치니 이런 얘기 그대로 있었다. 똑같은 레퍼토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