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인기 ‘시들’…韓이커머스, 승세 굳히기 ‘올인’

가품·유해물질 등 문제 여파…알리·테무 이용자수 하향세 멤버십 서비스 손질, 초저가 전략 등 응수 나선 국내기업

2024-07-02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최근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가 주춤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대반격의 서막을 걷어올렸다.

2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5월 기준 월평균 이용자 수는 쿠팡이 3056만여명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G마켓·옥션(828만여명),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822만여명),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이하 티메파크·801만여명), 11번가(760만여명), 테무(720만여명), SSG닷컴·이마트몰(340만여명)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용자 수 추이를 월단위로 살펴보면, 그간 수세에 몰렸던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점차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C커머스는 연속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쿠팡과 티메파크는 이미 알리·테무의 영향권에서 빠져나와 올들어 매달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SSG닷컴·이마트몰도 지난 3월, 11번가도 지난 4월부터 각각 증가세로 돌아섰다. G마켓·옥션은 지난 1∼4월 하향길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 5월 수치를 개선했다. C커머스 가운데 알리는 지난 4월 858만여명에서 5월 830만여명으로 월간 이용자 수가 하락했다. 테무 역시 동기간 823만여명에서 797만으로 떨어져 800만명대가 붕괴됐다. 한국 유통 시장 전체를 집어삼킬 듯한 기세를 과시하던 C커머스가 뒤바뀐 상황을 마주한 것은 가품 확산, 유해물질 검출,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C커머스의 가성비 박리다매 판매 전략에 맞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맞불작전을 펼친 점도 영향이 있었다. 국내업체들은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어렵게 잡은 승기를 굳히는 데 강공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먼저, C커머스 이탈 고객을 흡수하고 앱 내 충성 고객을 묶어두기 위해 멤버십 서비스 강화에 역점을 두는 모습이다. 카카오스타일의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는 이달부터 멤버십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등급별로 최대 1만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상품 판매가의 3%까지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특정 등급 이상부터 참여 가능한 이벤트를 포함해 생일 기념일 쿠폰 또는 멤버십 선물 등 추가 혜택도 증정한다. 수뇌부를 새롭게 꾸린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 SSG닷컴도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을 가다듬고 있다. G마켓은 ‘15% 쿠폰’ 등 할인 쿠폰 규모를 늘리는가 하면, 쿠폰 사용을 위한 최소 구매액(1만5000원) 할인 조건을 없앴다. SSG닷컴은 오는 7일까지 한시적으로 멤버십 신규 회원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컬리는 멤버십 혜택을 손질해 사실상 무료배송을 선언했다. ‘컬리멤버스’ 고객은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쿠폰 31장을 매달 지원받는다. 컬리멤버스는 월 이용료 1900원만 지불하면 2000원을 즉시 적립금으로 돌려받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다. 상위 구매고객 9999명을 위한 ‘VIP 제도’도 이달부터 시작했다. 초저가 경쟁도 불사하며 맞불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위메프는 올초 1만원 미만 상품을 망라한 실속형 패션 전문관인 ‘99샵’을 선보인 데 이어 ‘만원시장’까지 론칭했다. 생수, 유아식 등 생필품을 포함해 2만여종 상풍을 쏟아낸다. 1개만 구매하더라도 무료배송은 물론 1만원 이상 구매하면 10% 추가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티몬의 오는 14일까지 최대 29% 중복할인 혜택을 담은 월간 쇼핑축제 ‘몬스터메가세일’을 진행한다. 기존 행사 보다 일주일 기간을 확대한 행사로 △‘최대 15% 할인’ 쇼핑쿠폰 △‘최대 10% 할인’ 주말(금·토·일) 반짝쿠폰 등도 제공한다. 롯데온은 그룹 내 10개 계열사가 총출동해 여름 관련 상품을 최대 55% 할인해 내놓는 ‘월간 롯데 7월호’를 오는 7일까지 운영한다. 국내업체가 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 및 혜택 개발·마련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부분 업체들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에 필요한 실탄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알리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연내 물류망 설치 등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절치부심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패션 절대강자로 ‘쉬인’마저 최근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을 둘러싼 진정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가 각종 문제를 야기하면서 영향력이 줄어들었지만, 국내업체 대비 압도적인 자본력을 갖추고 있어 아직 상황을 두고봐야 한다”면서 “국내 이커머스가 C커머스의 약세를 틈타 다양한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는데, 사업 축소, 인력 감원 등 짠물 경영에 돌입한 기업들도 속출한 만큼, 출혈 경쟁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