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해외여행 증가로 감염병 확산… ‘야생진드기’에 사망까지

지난해 감염병 발생신고수 전년대비 17.5% 증가 야외활동 및 해외 여행 증가 등이 주요 원인 수두, CRE 감염증, 유행성이하선염, 말라리아, 백일해 등 증가

2024-07-02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코로신 엔데믹 이후 야외활동이 급격히 늘면서 감염병 신고 사례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역 사회에선 진드기로 인한 사망 사례까지 발생한 만큼, 야외활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도내에서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사망자가 발생했다. 해당 도민은 증상 발생 하루 전까지 약 2주간 집 근처 산에서 임산물 채취 작업을 하다가 지난 6월 18일 근육통, 발열 등 증상으로 의료기관에서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26일 숨진 다음날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양성으로 확인됐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임산물 채취, 농작업, 등산 등 야외활동 증가로 진드기 노출 기회가 많아지는 봄철부터 발생이 늘고 치명률이 12~47%로 매우 높다. 진드기와 마찬가지로, 야외활동으로 발생하는 감염병 사례는 지난해부터 크게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이 질병보건통합시스템으로 신고된 법정감염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코로나19를 제외한 법정감염병 신고환자 수는 10만9087명이다. 이는 전년(9만2831명) 대비 17.5% 증가한 수치로, 인구 10만 명당 212명이 감염된 셈이다. 총 89종의 법정감염병(제1급~제4급) 통계가 수록됐으며, 지난해는 전수감시 대상 감염병(제1급~제3급) 총 66종 중 42종의 감염병이 신고됐고 24종은 신고 건이 없었다. 질병청은 지난해 6월 1일부로 감염병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되면서 야외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수두, 유행선이하선염, 백일해, 성홍열 등 호흡기감염병이 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뎅기열, 말라리아 등 해외유입 감염병도 일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두,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등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며, 국가 필수예방접종 대상이다. 해외 일부 국가에선 관련 백신 접종이 체계화되지 않아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았을 수 있다. 따라서 어린 자녀를 동반한 여행이라면 사전에 자녀의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주요 감염병은 CRE 감염증(663명), 결핵(557명), 후천성면역결핍증(158명), 폐렴구균 감염증(80명),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38명) 등이다. 그 중 야외활동 중 야생 진드기를 통해 주로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는 아직 유효한 예방 백신이 없다. 날씨가 무덥더라도 긴팔과 겉옷을 챙겨 진드기에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해외 출국 시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방문 국가 감염병 발생 정보를 확인해 주의사항을 잘 준수하고, 무엇보다 감염병 예방에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인 기침예절과 올바른 손씻기의 생활화로 일상에서의 감염병예방에 동참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