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벼랑 끝 건설업계, '미래먹거리' 실버산업 재진출
현대건설·대우건설 등 실버타운 조성중 전국 89곳에 분양형 실버타운 허용 예정
2024-07-02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고금리와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으로 ‘3중고’를 겪는 건설업계가 실버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당장은 수익성이 문제지만 고령화·저출산으로 실버산업 잠재력이 큰 만큼 관련 사업 확대를 구상 중인 모양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대우건설 등을 중심으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시니어주택 사업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최근 신한라이프케어와 시니어 주거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건설은 서울 은평구 일대 시니어타운도 조성 중이다. 지난해엔 경기 용인시 고기동 실버타운 도급계약을 맺었다. 실버타운이란 노인에게 주거시설을 임대해 주거 편의·생활지도·상담 및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회의 인구 고령화에 따라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여 포트폴리오를 쌓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올해 시니어 주택사업을 주택건축사업 본부 전략과제로 삼고 관련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MDM그룹과 경기 의왕시에 호텔식 실버타운을 짓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사회적으로 저출생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어 시니어 산업은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래의 늘어나는 수요에 맞게 시니어산업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내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실버타운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2025년 20%, 2035년엔 3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은 또한 향후 10년간 매년 50만명 이상이 노인인구로 편입되고 노인 단독가구도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노인복지주택은 39개소·8840가구에 불과하다.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실버타운은 분양이 금지된 후 입소자가 연평균 7.4%씩 늘며 포화 상태다. 정부는 분양형을 부활시켜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부산 동구·서구, 경기 가평·연천 등 전국 인구 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분양형 실버타운을 허용하기로 했다. 분양형에서 비롯된 문제를 보완해 ‘노인복지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부터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형 건설사들의 실버사업 진출은 10년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그동안 투기 의혹에 따른 정부 규제와 최근 공사비 인상 등에 따른 운영 부담으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는 정부도 규제를 풀고 있고 사회 인구구조 자체가 고령화가 되다 보니 미래산업 교두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