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할 사람 없다’…韓 정년연장 가능성은

20대·40대 고용보험 가입자, 인구감소로 하락 계속고용·재고용 등 유연한 방식도 고려해야

2025-07-02     김혜나 기자
지난달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정년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외에도 ‘계속고용’ 또는 ‘재고용’ 등 유연한 방식의 근로연장도 논의되고 있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39만3000명이다. 특히 60세 이상 가입자는 전년 대비 20만2000명(8.5%), 50대는 11만5000명(3.5%) 각각 늘었다. 반면 인구 감소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연령대인 20대 이하 가입자는 21개월 연속 감소세다. 40대 신규 가입자도 줄었다. 고용부는 20대와 40대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이 고용보험에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인구 고령화가 고용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오며, 외국의 사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 기업별 노사에 자율적 선택권을 부여했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6월 기준 65세 고용 의무화 조치를 실시한 기업이 전체의 99.9%에 달한다. 이들 중 약 70%는 계속고용제도를, 30%는 정년 폐지나 연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을 정하는 것이 곧 차별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에 미국과 영국은 정년제를 폐지했다. 독일과 스페인 등은 향후 정년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미스매칭 현상이 극심해 구직난과 구인난을 동시에 앓는 상황이다. 여기에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연령 진입은 경제성장률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빠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1일 발간한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올해부터 우리나라 단일 세대 중 규모가 가장 큰 2차 베이비부머가 향후 11년에 걸쳐 법정 은퇴 연령인 60세에 진입한다.

2차 베이비부머는 1964~1974년생으로 954만명에 달한다. 저자들이 시나리오별 가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현재 60대 고용률이 유지되는 시나리오에서는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올해부터 2034년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0.38%포인트(p) 낮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이들이 은퇴 후에도 계속 근로하려는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으로 최근과 같은 고용률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0.14%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단순한 정년연장 외에도 경영계가 요구하는 계속고용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지원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을 통해 정년 연장 외에도 계속고용 및 재고용 등의 형태도 가능하게 해 기업에게 유연한 방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직무급 임금체계와 임금피크제 도입 시행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면서도,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감소가 지나치게 높아 기존의 생활 수준을 하락시킬 정도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