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노인 주거·돌봄서비스… ‘넘치는 수요, 부족한 공급’
지난해 기준 노인전용주택, 전체 인구 대비 0.4%수준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 전망…외국인 돌봄 인력 확충 필요
2025-07-02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중 65세 노인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전망인 가운데 노인 인구가 거주할 실버타운 등의 전용 주거시설과 관련 서비스 인력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 등 대안이 부족한 실정이다.
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등록현황 기준 65살 이상 인구는 973만411명으로 전체 인구 19.0%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25년 노인 인구는 전체의 20.6%를 차지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들의 노후를 책임질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노인전용 주택의 수는 태부족한 상황이고, 요양 관련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남형권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중 5.1%인 약 30만명이 노인전용 주택에 거주를 희망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확보된 주택은 약 3만호로 전체 노인가구의 0.4%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도심지에 위치한 고급형 실버타운의 경우 보증금 10억원과 매달 100~200만원의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입소하려는 이들이 넘쳐 입주까지 2~5년 대기해야 하는 곳도 많다. 이에 정부는 약 10여년 동안 유지됐던 실버타운 관련 규제를 풀어 실버타운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실버타운 공급 확대를 위해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민간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제도들을 개선해 실버타운 건설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부 분양형 실버타운에서 불법 분양과 부실 광고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행하자, 지난 2015년 임대형 실버타운만 허가 하도록 규제했다. 그러나 노인 인구 급증으로 관련 시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자 9년 만에 분양형 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한 것이다. 실버타운 운영 요건 역시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그간 노인복지주택 사업 유경험자만 실버타운을 위탁 운영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호텔·요식업체 △보험사 △부동산투자회사사 △장기요양기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운영을 책임질 수 있다. 또 기존의 입소 조건을 완화해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게 헸다. 다만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수요에 맞는 적절한 공급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버타운 확대는 기존 주택 공급과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며 “실버타운에는 각종 커뮤니티시설은 물론 식당·조리실·의료시설 등과 함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추가적인 설계와 시공이 필요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더해 최근 공사비와 금리 인상 등이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늘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상당한 지원책을 강구하지 않는 이상 실버타운을 눈에 띄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 했다. 이와 함께 노인 인구 증가세에 따른 돌봄 서비스 인력을 확충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해외 인력 수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노인 돌봄을 담당하는 보건서비스 종사자는 지난 2018년 45만5000명에서 2022년에는 67만3000명으로 47.9% 늘었지만 구인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돌봄서비스직 공급 부족 규모는 오는 2042년 61만∼155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체 노인 중 약 70%는 인력 부족으로 적절한 요양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이와 관련해 채민석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현재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은 일반 가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비용과 그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돌봄서비스에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는 방안이 불가피하며, 이들을 고용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 사용자조합이 공동숙소를 제공하거나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