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위기의 K-석화 '스페셜티'로 돌파구 찾는다
R&D·첨단소재 투자로 사업구조 재편 나서 근태관리 강화 등 잇따라 비상경영 선언
2025-07-02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장기 불황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고부가가치(스페셜티) 및 첨단 소재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는 한편 '비상경영'을 잇따라 선언하며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1분기 R&D 비용으로 2710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0억원 가량 늘어난 액수다. 롯데케미칼은 전년동기 대비 약 50억원 늘어난 347억원, 금호석유화학은 1억원 늘어난 128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한화솔루션은 100억원 가량 줄어든 535억원을 책정했지만 매출에서 연구개발비 비중은 3.06%에서 3.40%로 늘었다. 이는 대내외 경기 침체와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태지만, 과감한 투자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친환경 제품을 앞세운 스페셜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으로 재편했다. 한화솔루션은 케이블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금호석화는 타이어 소재 SSBR(합성고무)의 생산 능력을 늘리면서 재활용 소재를 투입한 친환경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첨단소재 투자로 사업구조 재편 나서는 한편 '비상경영'을 잇따라 선포하며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은 지난 1일부터 비상경영에 나섰다. 국내·외 출장을 20% 줄이고 출장비 예산 역시 20% 감축한다. 근태 관리도 강화했다.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집중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이 시간엔 흡연을 금지한다. 업무 외 메신저 사용도 자제하도록 했다. LG화학은 올해를 '실행의 해'로 선포하고, 전 사업의 비상 경영 체제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대산공장의 스티렌모노머 공장은 철거했으며, 여수 나프타분해시설 공장의 매각은 추진 중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앞서 "올해 비제조 영역과 글로벌 전 사업장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지속 확대하고 내부 효율성을 극대화 나가자"며 "현금흐름을 개선해 나가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