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정부질문 첫날 '채 상병 특검법' 공방…'막말'에 파행

2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尹 탄핵' 국민청원 등 놓고 충돌

2025-07-02     염재인 기자
전현희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는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민동의청원 등을 놓고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막말과 고성 등이 오간 끝에 2시간 만에 정회했다. 

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야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통화 기록 등을 언급하며 "모든 지표가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대통령을 외압 실체에서 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제안한 '제3자 특검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특검 아니냐"며 "한동훈 위원장의 제안은 꼼수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은 야당의 특검법 추진이 '정쟁용'이라고 응수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진짜 해병대원 특검으로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고 한다면 국민의힘과 함께 타협안과 중재안을 만들었어야 했다"며 "이건 특검법 시행이 목적이 아니라 대통령의 거부권을 유도하고 정쟁화하려는 의도"라고 맞섰다.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응수했다. 김승수 의원은 "이번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은 김대중 정부 시절 4억5000만달러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축소·복사판"이라며 "이 전 대표가 이 사건 관련 몸통으로 기소당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국회를 보면 민주 국회가 아닌 '1당 독재 국가'의 국회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며 "차기 당 대표의 사법 회피를 위한 방탄과 대통령 발목 잡기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수치도 정치적 도의도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민청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탄핵 청원이 91만명을 넘었다고 언급하며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 한반도 전쟁 위기 조장, 일제 강제동원 피해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방조가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간 날이 선 가운데 막말과 고성 등이 오가기도 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대정부질문 도중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운을 뗐다.  또 "지난달 2일 국민의힘은 '계속되는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한다'고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이라는 말을 했다"며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여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과할 사람은 국민의힘"이라며 "일본과 동맹한다는 데 정신이 안 나갔나. 정신줄 놓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과 국회의원에 정신이 나갔다고 하느냐"고 크게 소리쳤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김 의원을 향해 "사과 요구가 들어왔다. 조금 심한 발언인 것 같은데 사과하겠느냐"고 물었으나, 김 의원이 거절하자 정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