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기업, 성장 둔화·수익성 정체”

매출증가율 외국기업보다 낮아…고수익 기업도 감소

2014-03-30     강수지 기자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최근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정체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글로벌 기업의 경영성과 좋아졌지만 한국 제조기업은 부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경기가 활력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해 한국 제조기업의 실적은 나아지지 못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470개 상장 제조기업들의 영업이익률(중앙값 기준)은 2012년 4.2%에서 지난해 4.3%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매출증가율은 4.8%에서 3.4%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전 세계 상장 제조기업의 매출증가율은 같은 기간 2.9%에서 4.0%로, 영업이익률은 4.6%에서 5.4%로 상승했다.

특히 신흥국의 2010∼2013년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9.6%로 선진국(4.8%)의 2배였고,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률도 신흥국 기업(5.9%)이 선진국 기업(4.5%)보다 높았다.

국가별로 비교해 봐도 한국 제조기업의 경영성과 순위는 하락하는 추세다.

2009∼2012년 실적 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기업이 50개 이상인 나라 36곳을 살펴보면 한국의 매출증가율 순위는 2009년 5위에서 2012년 19위로 추락했고, 영업이익률 순위는 10위에서 20위로 떨어졌다.

국내 제조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15% 이상인 고수익 기업의 비중도 7.8%로 해외 기업 전체(12.9%)에 비해 낮았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 등 각국 제조기업의 수익성이 반등하는 동안 국내 제조기업의 수익성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익성이 낮으면 현금 흐름이 위축돼 재무건전성이 나빠지고 투자를 제약해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수익성 하락→경쟁력 약화→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