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트럼프 우세…K-방산, 엇갈리는 셈법

美 대선토론서 트럼프, 바이든 압도…당선 가능성↑ 트럼프의 나토 등 동맹 방위비 분담 요구는 호재 우크라 전쟁 지원 악화, 美방산 재건 기조는 악재

2025-07-03     이상래 기자
지난달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방산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재집권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대선 후보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압도하면서 당선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HD현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기업들이 미국 대선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방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운영) 사업을 진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올 초 미 해군성 장관이 방한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법인을 통해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 인수를 결정했다. LIG넥스원도 미국 로봇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 인수를 진행 중이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함께 경공격기 FA-50을 개량해 미 해군 고등·전술훈련기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방산산업은 특성상 각국 정부의 국방정책 영향이 절대적이다. 국내 방산기업의 미국 시장 성공 여부가 대선 결과와 직결되는 이유다. 현재 상황은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세하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발표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트럼프 후보는 49%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3%)에 6%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심지어 최근 대선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에 크게 밀리면서 민주당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도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을 둘러싼 셈법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부담 확대 요구가 국내 방산기업들에 새로운 수출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요구다. 나토는 올해 70% 달하는 회원국이 2% 국방비 목표를 달성한다는 입장이다. 폴란드,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 대부분이 유럽에 속한 만큼 이들의 국방비 확대가 국내 방산업계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재집권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기 종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국내 방산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트럼프 후보가 중동 국가에 대한 수출통제 완화에 나설 경우도 국내 기업들이 미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후보의 미국 방위산업 재건과 바이아메리카 기조 강화가 한·미 방산 협력 후퇴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재집권이 국내 방산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