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정신 나간 국힘" 발언에 박찬대도 '맹탕 유감'···與 '격분'
박찬대, 김병주 '막말성 발언'에 뒤늦게 유감 표명 與, 앞서 제명·징계안 등 언급···실제 추진 가능성 有
2025-07-0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대정부질문 도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대정부질문 파행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해 3일 여전히 격앙된 분위기다. 김 의원은 여당의 사과 요구를 여전히 거부하는 상황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의원 대신 유감을 표명했지만, 그 대상이 '막말'이 아닌 대정부질문 파행에 국한돼 여당의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의 어제 막말과 관련해서 본인의 직접적인 사과 표명이 공개적으로 필요하다고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며 "최종적으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께서 대신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저희들은 그 방식에 대해 동의할 수 없지만, 일단 지켜보면서 대응을 하도록 하겠다"며 "큰 틀에서 박 원내대표께서 나름 의미있는 판단을 해주셨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이 김 의원의 '막말'이 아닌 대정부질문 파행 중심으로 이뤄지며 여당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어제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이 파행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이라며 "서로 입장이 달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거친 언사보다 정제된 모습으로 국회 운영에 임할 수 있길 바란다"고만 말했다. 여당 의석에선 부족한 유감 표명에 대한 항의가 터져나왔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어제 대정부질문 중에 있었던 여러 공방 중에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발언을 다소 보완했다. 김 의원의 문제성 발언은 지난 2일 열린 외교·통일·안보 관련 대정부질문 도중 나왔다. 김 의원은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미일 3국 연합훈련에 대해 질문하면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되 한일 관계는 개선하고 적절히 유지해야지 동맹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토적인 야욕을 갖고 있는 나라인데 어떻게 일본과 동맹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곧장 '막말'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정신 나갔다. 어떻게 일본과 동맹을 맺나"라는 등 거듭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고,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섞이며 본회의장은 난장판이 됐다. 사회를 보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김 의원에게 사과 의사를 물었지만 김 의원이 거부했고, 장내 정돈이 불가능해지자 주 부의장은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김 의원은 이날까지도 사과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 대한 '제명'까지 언급하며 질타를 쏟아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2일 논평에서 "김 의원의 사과가 없다면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제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김 의원의 망언으로 파행됐다"며 "김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표현한 것도 모자라 끝까지 본인의 망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조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애완견' 발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의 증인 조롱성 지시, 김현 의원의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갑질 의혹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민주당의 막말과 갑질이 국회의 품격을 실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즉각 자신의 망언에 대해 사과하라. 그리고 민주당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 제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에 대한 평가가 선행된 후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