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국민청원' 100만 넘었다…與 "개딸 주도" vs 野 "尹 심판 민심"

3일 오전 동의자 수 청원 14일만에 100만명 넘어서 대통령실·여당, '탄핵은 불가'' 외면…야권은 일제히 경고

2024-07-03     염재인 기자
국회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0만명을 넘어선 데 대해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여당은 탄핵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이번 청원에 애써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반면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실정에 분노한 국민들의 심판이라며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동의자 수 100만1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청원을 시작한 지 불과 14일 만이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01만9182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게재 후 사흘 만에 5만명 동의 요건을 충족해 현재 소관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윤 대통령의 탄핵안 발의 청원은 최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이 공개되며 불이 붙었다. 앞서 김 전 의장은 지난달 27일 공개된 회고록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힌 후 청원 동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하루당 4만~6만 증가했던 해당 청원은 김 전 의장의 회고록 공개 이후 10만~16만으로 두 배 넘는 증가 폭을 기록 중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탄핵 청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탄핵 가능성 희박 등을 언급하며 의미를 축소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청원 동의자 수가 90만명을 넘은 지난 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 대해서는 명백한 위법한 사항이 있지 않은 한 탄핵이라는 게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탄핵을 계속해서 언급하며 우리의 국정이 잘 진행될 수 없게 되는 그런 상황에 온 것 같다"며 "이 상황을 잘 주시하고 있고 국회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탄핵 국민청원을 언급하는 대신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 등을 겨냥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이 검사 탄핵과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입법폭력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을 "탄핵 중독 정당"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번 윤 대통령 탄핵 청원과 관련해 야당이 주도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탄핵 청원이 100만명을 넘은 것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열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딸)들의 작품'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개딸들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면서 실질적으로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것을 함부로 입에 오르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법적으로 검사나 판사도 탄핵할 수 있지만, 헌법을 위반하는 경우만 가능한데 (민주당이) 다수의 권력을 마음대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윤 대통령 탄핵 동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데 대해 성난 민심의 경고라는 주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소추 청원 100만 돌파에 담긴 민의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금처럼 민심을 거스르며 대통령 부부 방탄에만 목을 매다가는 정권 전체가 난파하게 될 것임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 당시 '촛불집회' 때보다 빠르게 온라인에 민심이 쌓여가는 형국"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바꾸겠다고 답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