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채상병 특검법' 상정에 與 '무제한 토론' 맞불···대정부질문 또 파행
3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앞서 특검 상정 강행 與 필리버스터로 '일단 저지'···24시간 뒤 종결
2025-07-0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일 대정부질문에 앞서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전날 대정부질문이 파행하면서 채상병 특검법을 예정대로 올리지 못하자, 이틀째 대정부질문에 앞서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검 표결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로 맞서면서 이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은 시작도 못 한 채 무산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조금 전 우 의장이 민주당의 요구를 전폭 수용했다"며 "오늘 당초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그에 앞서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20·21대 국회 어느 때도 대정부질문 있는 날 법안 처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그런 의사일정에 동의 못 한다'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민주당은) 대정부질문 있는 날 특검법을 상정하기로 했다"고 비판했다. 당초 민주당은 전날 열린 외교·통일·안보 관련 대정부질문 직후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방침이었다. 국민의힘도 이에 맞춰 무제한 토론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에 본회의장은 난장판이 됐고, 결국 채상병 특검법은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시작 전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할 것을 우 의장에게 요구했고, 우 의장은 이날 오후 3시 9분께 개의한 본회의에서 민주당 요구를 받아들여 채상병 특검법을 먼저 상정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 수사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로 가득 채워진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과연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며 "감히 청년의 죽음 이용하여 정치적인 이득을 꾀하고자 한다면 당장 패륜적 행태를 거둬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의 특검 강행을 맹비판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더군다나 오늘 특검법을 첫번째 안건으로 상정해서 대정부질문을 사실상 무산시켰다"며 "(대정부질문을 위해 출석한) 저기 계신 국무위원들 어떻게 할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을 향해 "민주주의는 참여와 대표의 책임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여러분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자인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변화하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변화의 가장 큰 상징은 대통령과 관련된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하는 것"이라며 "역사적 대화를 하는 대통령은 자신과 연관된 문제에 대해서 초월해야만 진정한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22대 국회에서의 채상병 특검법의 (통과가) 정당성과 당위성이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을 첫 순서로 무제한 토론이 시작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종결동의안을 국회의장에게 즉각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으로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고, 24시간 뒤에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무제한 토론이 끝나면 안건을 바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에 관한 표결은 4일 오후 3시 45분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 단독으로 전체 300석 중 170석을 가진 가운데 범야권은 192석이다. 여당의 필리버스터는 야권의 종결동의 표결 절차를 거쳐 종료될 전망이다. 이후 야당 주도의 채상병 특검법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