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커머스도 글로벌로…역직구 역량 키운다
출혈 경쟁 격화…차별화 확보 중요성 나날이 커져 국내 역직구 사업 규모 직구 대비 적어…성장성 ↑
2025-07-04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해외 소비자에게 국내 셀러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전자상거래 수출)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공습으로 업계 전반이 출혈 경쟁에 휩싸이자 차별화를 꾀하지 못하면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직구에 비해 활성화가 아직 덜 된 역직구 사업이 한류 열풍에 편승해 실적 반전 기폭제로 작용할지 관전포인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팝, K드라마 등 K-콘텐츠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의류, 화장품 등까지 넓어지면서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역직구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든 만큼, 경쟁력을 갖춘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겠다는 심산이다. G마켓은 2006년 국내 이커머스 업체 최초로 영문샵을 선보인 뒤 2013년 중문샵을 추가하는 등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샵’을 운영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홍콩, 대만, 미국,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태국, 영국, 폴란드 등 전 글로벌 다양한 국가에서 G마켓 글로벌샵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샵 외에도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월 몽골 최대 이커머스인 쇼피와 제휴를 맺고 약 30만여개 제품을 몽골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큐텐과 라쿠텐, 일부 유럽권 인기 플랫폼인 줌과도 협업을 꾀해 인기 제품을 해외에 내놓고 있다. 큐텐은 지난 2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약 2300억원에 손에 넣은 뒤 지난 5월부터 글로벌 허브 플랫폼 ‘위시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아시아를 주요 무대로 사업을 전개해왔던 큐텐이 북미·유럽 기반의 위시와의 결합으로 서비스 적용 권역을 넓힌 것이다. 이를 더해, 위시플러스 내 한국 브랜드 상품 전용 판매 채널 ‘K-에비뉴’를 추가했다. 입점 셀러는 상품 페이지 번역, 통관, 현지 물류 운영과 마케팅 등 해외판매의 걸림돌이 되는 복잡한 절차를 별도 대행을 거치지 않고 큐텐을 통해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위시의 기존 소비자들은 K상품에 관심이 많은 2040세대, 중산층이 차지해 K-에비뉴의 빠른 안착이 기대된다. 쿠팡은 2022년 10월부터 성공 DNA인 로켓배송·직구 모델을 대만 시장에 선보이고 현지 고객 모시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누적 투자액만 3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두번째 대형 풀필먼트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세번째 풀필먼트센터 가동도 앞두고 있다. 쿠팡은 현지에 도소매 전문 법인도 구축했다. 대만 본사와는 다른 별도 법인으로 직매입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만은 인구 밀도가 한국보다 높고 이커머스 보급률도 낮아 서비스를 전개하기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무신사도 지난 2022년 9월부터 미국, 일본, 태국, 호주, 캐나다 등 13개국에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토어에는 아크메드라비, 앤더슨벨, 아모멘토 등 약 1500여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국내 역직구 시장 규모는 직구 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비해 잠재 성장성이 내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1조6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9.4% 올랐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반면, 동기간 역직구 시장 규모는 37% 신장한 399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서 역직구 사업을 강화해 입점 셀러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라며 “한류 붐이 일어나는 만큼, 다양한 국가에 역직구 사업을 선보여 소비 수요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