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에…한동훈 "지금 그 얘기가 왜 나오냐" 일축

김 여사, '대국민사과' 준비 부탁 사실 알려져 한동훈 "사적 방식 논의 부적절"…與 비판 속출

2024-07-05     이설아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지난 총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사과'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부탁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김 여사의 문자를 무시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당내외 비판이 속출하면서, 한 전 위원장은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현재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나선 한동훈 전 위원장은 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저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총선 당시)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전달했다"며 "(김 여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 (알려진 내용과 실제가) 좀 다르다"고 언급했다. 앞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히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 등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김 여사의 메시지에 답변하지 않았고, 이후 윤 대통령은 이관섭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한 후보에게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한 전 위원장의 당권 경쟁 후보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나경원 후보는 자신의 SNS에 "한 전 위원장의 판단력이 미숙했다.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원희룡 후보 역시 "한 위원장이 요구하는 걸 다 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할 수 있나. 공적·사적 관계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며 "한 후보가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사적인 감정으로 인해 공적인 선거 지휘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지적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총선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본인이 스스로 내찬 격"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