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동산 상승장 확신 아직 일러…전문가들 ‘신중투자’ 주문

전셋값 상승과 공급 부족에 일시적 집값 상승 분석 금리 인하 기대감도 한 몫, 호황기 거래량 회복 못 해

2024-07-07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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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전국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물론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리인하 등 실질적인 모멘텀 변화가 없는 이상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1~5월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을 구매한 이는 16만9935명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2.6% 증가한 수치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의 부동산 투자 상승세는 전셋값 상승 영향과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 중이다.

특히 국내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선행요소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현실화 여부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인하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됐다.

지난 3일 기준 최저 2%까지 내린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계대출 증가 우려에 다시 오르는 추세다. 대출금리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뺀 값이다.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는 높아진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 폭을 0.2%P 축소했다. 하나은행은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선제적 위기관리 차원에서 감면금리를 축소 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인상할 계획이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65~5.05%에서 3.78~5.18%, 혼합형 금리는 3~4.4%에서 3.13~4.53%로 인상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조정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기대감은 금리 인하와 주택가격 회복에 쏠려 있다”며 “조그만 이벤트(금리 조정)에도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언제가는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전셋값 상승과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요자들의 투자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KB 부동산 아파트 시장 동향 추이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전세수급지수는 113.3이었으나, 지난 1일 기준 140.3으로 27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란 전세수요 대비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지수다.

KB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전세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이러한 현상은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가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30일 시행사와 학계 등 부동산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매일경제가 실시한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 조사에서도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96%에 달했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전반적인 인구 감소로 가구 수 자체는 늘었는데 입주물량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도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과 정비사업 지연, 부동산 PF 부실 문제 등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들썩이고 있다고는 하나, 2020년대 초 호황기 수준만큼 크게 늘어나진 않은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른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935건이다. 최근 3년 내 최대치이기는 하나 부동산 호황기로 불린 2021년 2월(5435건)과 5월(5045)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부동산 거래가 늘고 있기는 해 부동산시장 심리적 기제가 중요한 것 같기는 하다”며 “급매물이 소진되고 전셋값이 오르자 서울 주요 지역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지역을 제외한 경기나 인천엔 오히려 마이너스인 곳도 있다”며 “지역별 거래량과 가격 등을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며, 계절 비수기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