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가계대출 나흘새 2.2조↑…영끌에 빚투까지

7월 가계대출 잔액 710.8조원, 이달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 증가 부동산시장 상승·국내외 증시 활황 등 금융 소비자 관심 상승에 기인

2025-07-07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5대은행 가계대출이 나흘새 2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부동산·주식을 사들이는 일명 ‘영끌’과 ‘빚투’가 늘어난고 있는 추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이다. 전월 말 708조5723억원 대비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최근 들어 빨라지는 추세다. 금융 소비자들이 통화정책 완화를 확신, 미리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부동산 경기 회복, 공모주를 비롯한 국내외 주식 투자 자금 수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오는 9월 예정), 정책자금 대출 증가, 금리 인하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우선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 이른바 '영끌'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0% 올라 2021년 9월 셋째 주(0.20%)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은행 창구 등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출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가 꽤 강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주식 빚투 수요도 증가했다. 5대은행에서 신용대출이 나흘 만에 1조원 넘게 불어난 데는 지난 2∼3일 진행된 게임업체 '시프트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상장 공모 청약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 공모주 청약에 18조5000억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청약 신청자의 상당수가 은행 신용대출로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최근 국내외 증시 활황 역시 빚투를 자극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5일 2862.23으로 2022년 1월 18일(2902.79) 이후 2년 5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 결과 월평균 신용융자 잔고(유가증권시장+코스닥)는 지난해 12월 17조4309억원에서 올해 들어 ▲1월 17조9813억원 ▲2월 18조629억원 ▲3월 19조1034억원 ▲4월 19조2870억원 ▲5월 19조4387억원 ▲6월 20조201억원 ▲7월(4일 기준) 20조234억원 등 지속해서 늘어났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달 초나 지난 4월 등 신용대출이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날 때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직장인 중심으로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신용대출은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명절을 앞둔 자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이 아니라면 주로 대출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와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