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른 폭염 이어 역대급 장마까지…하반기 장바구니 물가 변수
여름철마다 농산물 수급 불안 되풀이 이상폭우 이어 이상폭염 올 가능성 ↑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지난 6월 폭염일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데다 7월 들어 장마 시즌에 접어들며 채소 가격이 치솟았다. 집중호우를 동반한 이달 장마 이후 이상폭염이 올 가능성이 커지며 하반기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커졌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이다. 특히 기상청은 더 많은 비가 더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갈수록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새벽 경북 안동시 옥동과 영양군 영양읍 일대 읍면동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는 처음이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이면 기상청이 직접 발송한다.
기상청은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 8일 오전 1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3시간에 113.0㎜, 오전 3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1시간에 55.5㎜ 비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호우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8일 새벽 중부지방과 충청·경북권에 새벽에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도로가 침수되고, 산사태 위험으로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거나, 긴급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앞서 오전 3시 안동시 임동면 일대 하천이 범람해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집중호우로 고립돼 이 중 8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오전 10시 도내에서 129가구 197명이 대피한 상태다.
임동면 외에도 안동에서는 남후면 2명·와룡면 2명·용상동 1명이,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각각 구조됐다. 충남에서도 산사태와 옹벽 붕괴 위험이 커져 주민 78명이 긴급대피했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강풍을 동반한 강한 장맛비와 폭염은 연일 반복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정체전선(장마전선)에 중국 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달라붙어 폭우를 퍼붓는 형태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상 폭우에 이어 이상폭염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폭염에 이어 폭우를 동반한 장마가 시작되자 채소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다. 이달 장마와 생육상황에 따라 올 하반기 채솟값이 들썩일 가능성이 커져 장바구니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적상추는 17% 쌈 배추 한 포기는 26%가 올랐다. 시금치는 1276원으로 일주일 만에 30% 올랐는데, 이는 평년보다 38% 높은 수준이다.
쌈배추(알배기배추)는 한 포기에 3032원으로 일주일 만에 26%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해 29%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24% 비싸다. 올해 배추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5%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가격 상승 우려는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는 위생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폭염에 장마가 이어져 식자재 유통 과정에서 식중독균 등 각종 세균에 노출되기 쉽고, 식품에서 안전문제가 발생하면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쌈 채소류 위주로 가격이 폭등하자 일부 고깃집에서는 쌈 채소 제공을 중단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반면 유통업계와 패션업계는 장마 시즌을 맞아 장마 아이템을 출시하거나 관련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평년 대비 많은 강우량이 예보돼 있어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지난해 폭염, 폭우 등으로 배추 출하량이 크게 줄어 도매가격이 2.5배로 치솟았고, 과일 생육도 부진했다 여름철마다 농산물 수급 불안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