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임성근 불송치' 결정에 격앙…"특검 필요성만 키웠다"
경북 경찰, 8일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결과 발표 정청래 "검찰 독재 정권 무너뜨릴지 지켜볼 것" 추경호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강력히 건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경북경찰청이 8일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무혐의로 불송치하자 야권이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였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결과를 비공개 발표하려다 일부 공개로 전환한 데 대해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의견을 냈다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 명단과 회의 내용도 비공개, 수사 결과 발표도 비공개, 무슨 일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며 "수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했으면 감출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의 이런 태도는 수사 결과에 대한 불신만 낳고 특검의 필요성만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경찰의 임 전 사단장의 불송치 결정에 "여전히 남는 의문은 '윤석열 정권은 왜 해병대 사단장 하나 구하려고 정권이 날아갈지도 모를 위험천만한 짓을 계속하고 있는가'이다"며 "도대체 무슨 판도라의 상자이길래 이리도 무리수를 쓰는지 정말 미스터리"라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왜 이토록 정권이 나서서 임성근 구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전방위적으로 정권이 나서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식으로 하늘도 땅도 분노할 일을 하고 있는지, 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지 정말 궁금하다"며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 군부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듯이, 채 해병의 순직과 수사외압 사건이 검찰 독재정권을 무너뜨릴지 지켜볼 일"이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속셈은 다 드러났다. 수사 외압에 대해서는 공수처장이 공수처 수사를 막고, 대통령이 특검을 막는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 혐의를 없애 박정훈 대령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역할을 한다"며 "대통령의 수사 개입이 드러나도, 옳은 결정이었다는 알리바이를 경찰이 만든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국가기관을 총체적으로 망가뜨리는 대통령 방탄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사건을 왜곡시킬수록 탄핵 여론은 더 커진다. 특검 대상이 늘어날수록 대통령의 범죄 혐의도 늘어난다"고 했다.
이처럼 야권은 경찰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핵심 책임자였던 임성근 전 사단장을 불송치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을 겨냥한 채 상병 특검법 수용 목소리를 높이자, 여당은 거부권 행사 건의로 맞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도 생략되고, 위헌투성이인 특검법에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한다"며 "거대 야당이 정쟁을 위해 강행 처리한 위헌적인 특검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통령의 재의 요구를 유도해 정부·여당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겠다는 정략적인 의도뿐"이라며 "여야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합의 없이 엉터리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대통령의 재의 요구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경북경찰청은 채 상병 사망 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직권남용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입건된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 및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임 전 사단장과 함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하급 간부 2명에 대해서도 무혐의 및 불송치로 결정했다. 반면 7여단장, 7포병대대장 등 현장지휘관 포함 6명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송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