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산업계, 대폭 물갈이로 위기관리 역량 높인다
글로벌 수요 부진에 실적 위기 겪는 산업계 ‘전기차 캐즘’ 배터리…LG엔솔 김동명·SK온 이석희 석화·철강도 위기…SK이노·롯데켐·포스코·현대제철 새 CEO
2025-07-08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에서는 글로벌 위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대대적인 인사 개편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올 한해 어려운 상황을 직감하고, 지난해 연말 인사 때 수장 교체라는 고강도 인사 카드로 위기관리 역량을 높인 것이다.
현재 산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는 수요 부진이다. 글로벌 고금리 거시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에 기업들이 직면한 것이다. 국내 주요 산업군인 반도체, 철강, 배터리, 석유화학 모두 마찬가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으로 직격탄을 맞는 배터리 업계가 대표적이다. 고금리 속에도 전기차 전환이라는 친환경 대전환 속에서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까지 우상향해왔다. 하지만 얼리어답터(초기 수용자)들의 수요가 충족되면서 전기차 수요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국내 1위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7.6% 감소한 19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일찌감치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로 LG엔솔은 김동명 사장을, SK온 이석희 사장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여기에 SK온의 경우에는 올 상반기에도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SK온 부회장에서 SK이노베이션 부회장으로, 북미를 담당했던 유정준 SK그룹 부회장을 SK온 부회장으로 재배치했다. SK은은 C레벨(최고위)급 임원도 인사조치했다. 극심한 부진을 겪는 석유화학업계도 정기인사를 통해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SK이노베이션은 박상규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롯데케미칼은 이훈기 사장을 총괄대표로 임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이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영업적자인 자회사 SK온의 정상화 과제가 놓여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도 대대적 인사 개편이 이뤄졌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 중국산 저가 공세까지 겹쳐 어려운 시기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올 초 장인화 회장 체제를 구축하면서 이시우 사장을 최고경영자로 새로 선임했다. 현대제철은 정기인사를 통해 CEO에 서강현 사장을 임명했다. 서 사장은 현대차그룹 내 최고 재무통으로 거론될 정도로 재무·전략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큰 폭의 인사이동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정기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전영현 부회장을 DS(반도체)부문장으로 임명했다. SK하이닉스도 곽노정 사장 CEO 원톱 체제로 새롭게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