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랑과 이별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우리 『불꽃과 재 속의 작은 불씨』
- 나와 그를 살게 한 건 타오르는 불꽃이 아닌 재 속의 불씨였다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낙오자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저자 이소현은 무던한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뜻대로 되지 않은 삶에 상처받는 일은 연속됐고, 결국 무기력에 잠기게 됐다.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청춘과 사랑의 기억이었다.
누군가에게 사랑은 달콤한 추억과 설렘의 감정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깊은 상처와 아픔으로 다가온다. 사랑은 우리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으며, 때로는 우리를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하기도 한다. 저자 이소현이 사랑을 소설의 주제로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상, 하권으로 구성된 <불꽃과 재 속의 작은 불씨>는 자신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풀어가는 소설이다.
학창시절 왕따와 괴롭힘을 당한 아픔을 가진 주인공 지현은 교환학생으로 미국 중남부 아칸소주의 작은 시골 대학교에 가게 된다. 낯설고 어색한 타국이지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의 가슴에 설레는 감정이 가득하다. 매번 상처투성인 인간관계였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만큼 소중한 순간은 혼자가 아닌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으며 자연이 있는 시골의 일상을 누린다. 학교에서 열린 파티에서 알게 된 몽골 친구들 중 투야에게 지현은 운명처럼 사랑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말 한마디도 쉽게 지나치지 않은 다정한 그에게 지현이 속수무책으로 빠져들던 어느 여름, 그가 숨기던 비밀로 인해 투야와의 관계가 어긋나게 된다.
투야와의 관계가 해결되지 않은 채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지현은 예정된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또다시 새로운 장소, 사람, 옷차림 등 낯선 곳이 가득한 이곳에서 자꾸만 지현에게 다가오는 한 사람이 있다. 밀어내고 못된 말을 해도 주만은 차분하면서 꾸준하게 지현의 마음을 두드린다. 외면했던 꿈을 일깨워 주고 응원해 주는 그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던 지현에게 투야가 찾아오게 된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지현의 상처와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모순적인 생각이 부딪치는가 하면 이성적이기 위해, 상처 입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서툰 행동에서 지현의 꺾이지 않은 의지를 발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