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하반기 서울 집값 어디로 가나?
2025-07-09 김수현 기자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7월 1주차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2%를 기록해 2년 9개월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0.2% 상승으로 뭔 호들갑이냐고 할 수 있지만 주간 변동률이 0.2%면 연간 52주로 환산하면 집값의 10%가 올라가는 가파른 상승속도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 리포트 내용을 인용하면, 서울 부동산시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가격상승 기대감으로 매수심리가 확대되고 선호단지 뿐만 아니라 인근 단지에서도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매도희망가격은 지속 상승하는 등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매수심리 회복이라는 잘 포장된 표현 속에는 2020~2021년 폭등기에 집을 사지 못했던 실수요자들의 트라우마가 다시 살아나면서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다는 절박함과 불안함이 녹아 있다.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 향후 공급부족 우려, 전세가격 상승, 분양가격 상승, 신생아특례대출 시행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정부의 정책 실패가 크게 한몫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여러 요인들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이미 작년부터 앞선 요인들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새삼스럽게 이렇게 불안감이 증폭된다는 것은 촉매제 역할을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촉매제는 정부의 두 가지 실책이다. 하나는 공공분양 사전청약 전격 폐지다. 현 정부 공급정책의 핵심이었던 뉴:홈 사전청약을 전격적으로 폐지한 것은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정부를 믿고 기다리면 내 집을 마련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하루아침에 깨버린 것이다. 건축비 인상으로 분양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와중에 믿었던 공공분양 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향후 공급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본능적으로 안다. 적어도 뉴:홈 공공분양 사전청약은 정부 예산을 더 투입하더라도 일관성 있게 추진됐어야 했다. PF문제 해결에 쏟아 부은 수 십조원 돈 중에 10%만 투입해도 사전청약은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7월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전격적으로 2달 연기해 버린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현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정책이다. 당연히 계획대로 시행이 되어야 하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연기했다는 것은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정부가 집값 잡을 의지가 없고, 오히려 집값을 올리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했다. PF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는 정부가 스트레스 DSR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오면 PF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을 우려한 판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한번 분위기를 탄 부동산시장 흐름은 적어도 추석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고, 추석 이후 계속 상승세가 이어갈 수 있느냐는 기준금리인하와 정부정책에 달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 9월에 되지 않더라도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기에 사실상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막상 기준금리를 0.25%p 내려도 미리 선반영된 대출금리가 저금리를 체감할 수준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다. 보수정권이 집값이 오르기를 바란다는 것은 큰 착각이다. 지금이야 PF문제 해결이 더 우선 순위이기에 어느 정도 집값 상승을 용인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집값 상승이 위험수준에 도달해 PF보다 집값 잡기가 우선순위가 되는 순간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강력한 규제정책이 나온다. 순식간에 예상을 뛰어 넘는 규제가 나오면 다시 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집값 고평가 상태에서 불안한 심리에 의한 위태로운 상승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