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민주당 붕괴 온몸으로 막겠다"…이재명 저격하며 당 대표 출마 선언

9일 세종시의회서 기자회견 열고 당권 도전 선언 "제왕적 당 대표·1인 정당화로 국민 실망 커져" '이재명 1극 체제' 겨냥 "전체주의의 유령" 맹폭

2025-07-09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며 연임 도전을 앞둔 이재명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 원조 친노무현계 인사인 김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9일 오전 세종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지난 총선 때 오늘날의 어려운 시국을 앞장서서 타개하라고 민주당에 여소야대, 거대 제1당의 책임을 부여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그 막중한 책임을 거슬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움으로써 국민의 염려와 실망 또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부터 이재명 전 대표를 겨냥한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내며 치열한 당권 경쟁을 예고했다. 김 전 의원은 "화해와 통합, 연대와 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정신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던 노무현 정신도 민주당에서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오래"라며 "지금 우리가 이 오염원을 제거하고, 소독하고, 치료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간다면 민주당의 붕괴는 칠흑 같은 밤에 번갯불을 보듯 명확하다"고 직격했다. 또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횡포를 막고, 남북 평화체제 전환, 무너지는 국가경제 복구와 민생 회복만이 민주당이 전통의 정체성을 회복해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길"이라며 "목전의 이 과제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정당의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하는 제도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1극 체제' 당 운영에 대해서도 작심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김 전 의원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로 성장해 온 민주당의 생명은 다양성"이라며 "당원 누구나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토론해 타협안을 얻을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 민주당에는 토론은 언감생심,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맹폭했다. 김 전 의원이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당내 친노,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의원과 당원 지지를 얻는다면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장자'라는 점을 내세워 이 전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고 당의 다양성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 장소로 참여정부 지방분권 정책의 결과물인 세종시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의미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이 출마선언문 서두에 "특별히 노무현의 도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상징 도시, 세종시에서 여러분을 뵙게 돼 더욱 각오가 새롭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러면서 "분권은 정권의 독재와 정당의 획일화를 막을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며 "민주당이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해 줄 제도와 장치를 강화해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국민이 우려하는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대선의 승리를 위해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당원 동지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정권교체에 실패해 민주당과 대한민국이 모두 회복불가의 타격을 입느냐의 갈림길에 있음을 뼈저리게 각성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이재명 전 대표도 오는 10일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실종된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국가 위기 극복, 새로운 경제 성장을 통한 민생 회복을 구현할 정책 대안을 발표한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혁신으로 더 유능해지고 준비된 민주당을 이끌 정당 발전 방안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