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총재 “물가둔화 이어질 것…가계부채 증가세는 확대”
"외환 변동성도 커져…물가둔화·성장·금융안정 고려해 통화정책 결정"
2024-07-09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앞으로 유가 상승 등에 따라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물가는 통화정책 긴축 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이 2%대 초반에서 안정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다만 금융·외환 부문의 최근 흐름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국내 금융 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진, 취약 부문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으로 연체율이 상승세”라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708조5723억원)과 비교해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새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으며, 증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미국의 통화 정책과 관련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외환 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5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작년 9월부터 6회 연속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2%)에 왔다는 확실한 시그널이 없다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이틀 후(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예정된 관계로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디스인플레이션 흐름과 성장·금융안정 간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채권 전문가 대다수는 오늘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