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정비사업 수주, 노른자만 '군침'
업황 침체→ 유찰 급증→ 수주 편중 심각 "대기업 입맛대로···애초 기울어진 운동장"
2024-07-09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국내 건설업계를 주도하는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편식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입지와 규모를 따져 응찰 여부를 정하는 '옥석가리기'는 물론, 공사비 상향과 공사 중단 등을 통한 '조합 길들이기'로 사업성을 끌어 올리는 상황임에도 재건축 수요 적체와 유찰 현장 확산으로 시공사들의 수주 곳간은 한층 두둑해지는 모습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10위권에 있는 주요 건설사들이 올들어 확보한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이들 건설사가 확보했던 약 8조2000억원보다 25%가량 증가한 액수다. 2년 전부터 조달 금리 상승과 자잿값 오름세가 본격화됐고 미분양 단지도 속출하면서 대형사들의 도정 사업 선별 기조가 확산했지만 소위 돈이 될 만한 노른자 현장 위주로 시공권을 확보한 결과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독보적인 실적으로 양강구도를 형성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초 굵직한 마수걸이 사업지로 경쟁이 치열했던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1조3274억원) 수주를 필두로 △노량진 1구역 재개발(1조927억원)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원) △군포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원) △서울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2238억원) △서울 문래 대원아파트 리모델링(1277억원) 등을 통해 총 3조5525억원의 수주고를 쌓고 있다. 이는 작년 한 해 전체 수주액(4조5988억원)의 77%에 달한다. 현대건설도 연초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성남 중2구역 재개발(6782억원)을 시작으로 △여의도 한양 재건축(7740억원)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5140억원) △대전 도마·변동16구역 재개발(7057억원)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원) 등에서 총 3조306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이후 매년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