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고가빌딩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36% 수준"
“정확하고 객관적인 과세기준 마련해야”
2025-07-10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서울 시내 1000억원이 넘는 고가 빌딩들의 공시지와 실거래가와 차이가 커 건물주들이 보유세 혜택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2023년 실거래가 1000억원이 넘는 서울 지역 빌딩 거래내역 97건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 실거래 빌딩의 거래금액은 모두 27조809억원이다. 이중 지방세 산정을 위한 건물 값인 시가표준액이 3조3397억원이며 토지가격은 23조7412억원이다. 반면 빌딩들의 공시지가는 8조6266억원으로 전체 토지가격의 36.3%에 불과했다. 정부가 발표한 연도별 전국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2020년(65.5%) △2021년(68.6%) △2022년(71.6%) △2023년(65.5%) 등으로 30% 안팎 차이가 발생한다. 아울러 경실련은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이 너무 낮아 고가빌딩을 보유한 건물주들의 세금 혜택이 아파트 보유자보다도 크다고 지적했다. 4년간 빌딩들의 시가표준액과 공시지가를 더한 과세기준 금액은 11조9663억원으로 총 거래금액 27조809억원의 44%에 불과했지만, 경실련이 자체 조사한 아파트들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6%였다. 현행 공시지가로 보유세를 걷을 경우 500억5000만원인데 반해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을 80% 이상으로 올린 후 보유세는 950억4000만원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449억9000만원의 세금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경실련 측은 "현행 공시지가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빌딩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 재벌들은 큰 세금 혜택을 볼 수밖에 없다"며 "정확하고 객관적인 과세기준 마련이 중요함에도 정부가 종부세 폐지와 상속세 감면 등의 '부자 감세'를 추진하는 것은 투기 근절, 공평과세 실현은 뒷전인 채 부동산 부자에게 막대한 세금 특혜를 안겨주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