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신문고]K-반도체 살리려면…칩스법 부활 '필수'
K-칩스법 연장안 21대 국회 폐막하면서 법안 폐기 K-칩스법 올해 말 일몰…반도체 경쟁력 뒤쳐질 것 정치권 K-칩스법' 연장 동의…여야 입장 차이 분명
2024-07-10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일몰 연장 등 정부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K-칩스법이 완전히 폐지될 경우 국내 반도체 경쟁력이 크게 뒤처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는 K-칩스법을 오는 2030년 12월 31일까지 6년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됐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계류되다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한 채 지난 4월 국회 임기 종료로 폐기됐다. K-칩스법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국내 설비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시설투자비의 15~25%, 연구개발비의 30~50%를 세액공제해주는 제도다. K-칩스법이 예정대로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유지되려면 법 개정이 시급하다. K-칩스법이 일몰 될 경우 반도체 대기업의 설비투자 공제율은 기존 15%에서 8%로 줄어든다. 반면, 해외 주요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지난 2022년 반도체과학법을 제정해 527억달러(약 73조원) 규모 반도체기금을 편성했으며, 이 중 390억달러(약 54조원)를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을 위한 보조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25%의 세액공제도 추가로 지원한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지난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약 4조엔(약 35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 해외기업 유치를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구마모토 공장 투자액의 40%를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들도 주요 국가처럼 정부 보조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그나마 있던 세액공제마저 일몰 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여건 악화와 연구개발(R&D) 지연, 자본·인력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K-칩스법 등이 담긴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를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도 반도체 산업에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원할한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이달부터 시중 초저금리 수준으로 17조원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신규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오는 2027년까지 총 1조1000억 규모로 확대해 반도체기업 규모화 지원에 나선다. 더불어 올해 말 일몰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R&D‧사업화‧인력양성 등 분야에도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K-칩스법 일몰 연장에 동의하고 있지만 여야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기술 투자세액 공제율을 대기업 25%, 중소기업은 35%로 각각 10% 포인트 높이자고 주장했다. 시설 투자와 관련한 세액공제를 2034년까지 10년 연장하는 방안도 담겼다. 반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기존 10년인 세액공제 이월 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발의했다. 여야 모두 반도체 특별법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올해 하반기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제 비율 및 부자 감세 논란 등을 놓고 일부 협의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