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DSR 점검’에 은행권 긴장
15일 시작...대출 증가폭 큰 은행부터 순차적 검사 최상목 “가계부채, 여러 리스크 요인 중 가장 중요”
2024-07-1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선다. 최근 몇달 새 가계빚이 폭증하면서 은행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준수 여부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최근 부동산 거래 시장 과열이 무리한 대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등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11일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5일부터 다음달까지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를 살펴보는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은행들이 먼저 점검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들이 연초 세운 가계대출 증가 목표비율 2~3%를 지키고 있는지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행·중소서민금융 담당)은 지난 3일 열린 시중은행 부행장과의 가계부채 간담회에서 “은행권은 최근의 과열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며 “금감원도 각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실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단 나흘 만에 2조원 넘게 불어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과 비교해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 늘었다. 6월에는 한달만에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와 국지적인 집값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가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에서 “가계부채가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하향 안정화로) 관리하겠다는 기조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최근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가계빚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중 은행들도 줄줄이 대출 상품 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7일부터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1일부터 혼합형 및 주기형 주담대 신규 상품의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 축소해 적용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주담대 금리 인상 검토에 착수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시장 상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