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역차별 우려 급증…해외기업 규제도 필요
한국 이커머스 시장 국내외 업체간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 온플법, 플랫폼법 등 추진에 국내 시장 경쟁력 악화 우려
2025-07-11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최근 정치권의 플랫폼 규제 입법 추진에 국내 업계에선 역차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국내 기업에게 규제 법안이 해외 기업과 경쟁에서 또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오히려 규제에 앞서 해외업체들을 먼저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관계당국도 해외 플랫폼의 위법행위 조사에 나서는 등 역차별 주장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 ‘테무’, ‘쉬인’에 이어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까지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튜브의 경쟁사인 ‘틱톡’ 역시 쇼핑 기능을 갖춘 틱톱숍 론칭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국내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해외 플랫폼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배경은 높은 잠재 성장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전년(156조9016억원) 대비 7% 증가한 167조8276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에 따르면, 오는 2026년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업체도 점유율 확보를 위해 응수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해외업체와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로 고심이 커지는 형국이다. 국내 업체들은 국내법에 따라 KC인증 제도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지만, C커머스의 경우 해외 직접구매 형태로 부가세, 관세 등에 적용받지 않고 KC인증에서 자유롭다. 최근 C커머스가 가품, 유해물질 검출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키면서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KC 인증에 대한 불합리성이 대두되면서 보완책이 시급하는 의견이 나온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2022년 완구·학용품업계 205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완구 및 학용품 KC인증제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KC인증제도가 전반적으로 부담되고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업체는 76.1%에 달했다. 국내 기업만 제재를 받고 있다는 주장에서 비롯된 역차별 논란을 의식한 듯,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이달 중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족쇄가 채워지게 되면, 앞으로 국내 온라인 산업 경쟁력이 악화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자국업체 보호 중심의 법안을 도입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국내외 기업간 역차별이 발생하는 양상”이라며 “규제에만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닌 플랫폼업계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