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부는 무엇을 위해 제4이통 출범을 추진하는가

2024-07-11     김성지 기자
김성지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제4 이동통신사 출범과 관련해 여덟번째 시도도 무산됐다. 28GHz 주파수 할당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사업을 개시하기도 전, 후보 자격 박탈에 대한 청문절차에 돌입했다.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정부의 취소 결정은 번복될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다. 

이번 실패를 두고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유는 예견된 실패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7번의 사례는 실패사유가 모두 동일했고, 스테이지엑스의 후보 박탈 사유 역시 ‘자금 문제’다. 그간 후보들이 자본력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한 만큼 8번째 시도에서는 후보의 재무적 능력을 더욱 엄격히 검증할 것임이 예상됐지만, 정부에서는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하며 후보의 재무 능력 검증을 완화시키며 강행했다, 이제는 정부도 해당 사업의 목적와 가능성 등 여러 방안 고려해 계획을 수정해야 할 시기다. 정부가 제4이동통신사 출범을 위하려는 취지는 통신시장을 활성화 시켜 통신비 인하와 통신 품질 증진을 이루기 위함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28GHz 주파수로는 네 번째 통신사업자가 출범하더라도 통신비 인하가 될지에는 많은 의문이 붙고 있다. 정부는 28GHz 주파수의 장점에만 몰입돼 있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의 실익을 비교하자면, 단점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큰 것이 현실이다. 28GHz는 전파 도달거리는 짧고, 잡음에 간섭을 더 많이 받는다. 이로 인해 기존 주파수 대역보다 더 많은 기지국을 필요로 한다. 이로 인해 기술력과 자본력을 보유한 통신 3사도 수익성을 문제로 해당 주파수 사업을 포기했다.  조건을 갖춘 신규 사업자가 선정되고,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가계 통신비 인하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새로운 통신 인프라 구축. 통신3사와 경쟁해야 하는 마케팅 등 막대한 비용이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 속 저렴한 통신 요금제만으로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주된 목표가 제4이통 출범이 아니라, 통신 시장 활성화와 가계 통신비 인하가 목표라면 28GHz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 이미 900만명의 고객들은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으로 떠났다. 통신 3사도 알뜰폰 수준의 2~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러한 통신 업계 움직임에 맞춰 정책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정부도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제4이통과 알뜰폰을 모두 활용한다고 시사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중간요금제 다양화, 알뜰폰 시장 규모 확대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며 “통신 시장의 경쟁구조를 개선하고 요금‧마케팅‧투자 등 시장 전반의 경쟁이 활성화돼 국민에게 편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8전 9기 도전은 시작됐다. 이미 여러 기업이 과기정통부에게 관심을 드러내며 해당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달성해줄 제4이통 출범을 바란다면, 그간의 실패 사례가 반영된 세밀한 검증과 현실성 있는 실행 계획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