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기한 총파업 돌입…'생산 차질' 불가피

전삼노, 무기한 파업 선언…볼모 잡힌 HBM 생산라인 황용식 교수 "전삼노 파업, 반도체 경쟁업체에겐 호재"

2024-07-11     박지성 기자
지난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삼성전자의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며 사측을 압박해오고 있다. 전삼노의 총파업이 계속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전날 무기한 총 파업을 선언했다. 당초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사흘간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수정해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전삼노는 1차 파업 기간 사측이 어떤 대화도 시도하지 않아 곧바로 무기한 총 파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사측에 △노동조합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평균 임금 인상률 3.5%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다. 전삼노는 조합원에게 "목표와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집행부 지침 전까지 출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전삼노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전삼노에 따르면 총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6540명으로, 이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이 5211명이다. 전삼노는 파업 목적을 '생산 차질'로 내걸고 "반도체 공장 자동화와 상관없이 설비, 점검 등 관련 인원이 없으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미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두 경쟁에서 뒤처진 삼성전자가 이번 노조 파업으로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전삼노는 사측에 HBM 생산라인까지 볼모로 잡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삼노는 "HBM 라인까지 멈춰야 회사가 정신을 차린다"며 직원들의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최대 노조로, 현재 조합원 수는 3만1000여명이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4.8% 수준이다. 전삼노의 파업 참여 독려로 인해 더 많은 인원이 파업에 가담하게 된다면 생산 차질은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전삼노의 파업은 삼성전자가 고립될 수 있는 위기다"라며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 경쟁사들에게 오히려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현재는 생산 차질에 영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긴장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라며 "실제 엔비디아, TSMC 등 삼성전자 경쟁 업체들은 현재 상황을 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