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프로젝트', 지진 위험성 평가 거쳐야…포항 지진 재발 안돼"
민주 임미애·장철민, 국회서 토론회 개최
2024-07-1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회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탐사 시추 계획,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지진 위험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임미애·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동해 심해 석유가스 시추 개발, 지진 위험은 없나?' 토론회를 개최하고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 발표 이후 올해 말 석유 시추 개발 계획만을 밝힐 뿐, 과거 포항 지열 발전으로 인한 지진의 공포와 트라우마를 겪었던 포항 시민들의 걱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토론회에는 좌장으로 오중기 민주당 포항북구 지역위원장이 참석했으며, 김광희 부산대 교수가 발제하고 배재현 국회 입법조사관과 김은주 포항시의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이 각각 토론자로 나섰다. 김광희 교수는 발제에서 석유 시추 개발이 인간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이른바 '유발지진'을 일으켜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네덜란드 정부의 경우 지속 되는 유발지진으로 피해가 이어지자 석유가스전을 폐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현재 포항의 경우 1970년대부터 석유부존가능성이 제기돼 개발 필요성은 인정되나, 현재 동해에서 최대규모 6.7~7.0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시추 단계부터 미소지진을 정밀 감시하는 등 필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미애 의원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지난 6월 윤 대통령이 발표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탐사 시추계획'은 매장량이나 사업성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 없이 대통령이 직접 매장 추정치를 발표한 것으로 성급한 판단이었다"며 "국가적으로 엄청난 재정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이라 할지라도,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 사전에 철저한 설명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 의원은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이재민들은 무려 1435일간 구호소 내 텐트 생활을 해야 했다. 보상 역시 아직도 온전히 마무리되지 못했다"며 "시추를 통한 석유 개발은 아직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이로 인해 포항 및 인근 지역 주민들이 겪게 될 불안은 명확한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역시 국책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이제 겨우 지진의 상흔을 회복한 포항 시민들을 또다시 지진의 공포에 떨게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해저 지질조사를 강화하고 지진 위험성 평가를 위한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철민 의원도 토론회에서 "정부의 개발 정책은 경제성, 투명성,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개발 정책은 '복권 긁기'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정책 의사결정은 투명해야 한다. 정부가 정책 의사결정 과정과 그 근거를 숨기는 것은 그 결정이 옳아도, 잘못 되어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지금이라도 정부는 영일만 석유가스전과 관련한 국민들의 의혹에 솔직하게 답해야 한다"며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영일만 석유가스전 개발 시 발생할 수 있는 '유발지진'과 동해 단층에 대한 안전성 평가와 예방조치는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