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임성근 불송치' 놓고 충돌…"수사결과 악용" vs "부실 수사"
11일 국회 행안위 '채 상병 순직' 관련 업무 보고 윤희근 경찰청장·김철문 경북경찰청장 등 참석
2025-07-11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진행된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업무보고에서 경찰 수사 결과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경찰의 수사 결과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무혐의) 수사 결과가 이른바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했다.
국회 행안위는 1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경찰로부터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회의에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철문 경북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논의 결과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피의자 9명 중 6명에 대해서는 송치 의견을, 3명에 대해서는 불송치 의견을 낸 바 있다. 심의위 결정은 수사 결과에 귀속되지 않는 권고 수준이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이튿날인 8일 수심위 논의를 그대로 반영해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대신 7여단장, 제11·7포병대대장 등 6명에 대해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대립했던 여야는 이날도 거세게 충돌했다. 여당은 경찰의 공정한 수사 결과를 야당이 정치 공세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채 상병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적절했다고 보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윤 청장은 "경찰청장으로서 경북청의 11개월에 걸친 수사와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종양 의원은 수심위에 안건을 부의한 김 청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으로 고발된 데 대해 '묻지마식 고발'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관련 규정 유무를 확인한 뒤 "수심위는 지방청장도 안건을 부의할 수 있는 명확한 관련 규정이 있는데도 고발됐다"며 "규정에 대한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조건 고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경찰 수사 결과를 악용하고 있어 부끄럽다"며 "민주당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며 경찰에 대해 근거 없는 모욕을 하고 사기를 저하시키며 여론을 왜곡해 갈등을 부추겨 유감이다"고 일갈했다. 야당은 경찰청이 수심위 명단을 밝히지 않는다며 질타하는 등 수사 신뢰성을 문제삼았다. 수심위 명단을 요구했던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구체적인 사람 신상을 알 수 있는 것이 명단 아니냐"며 "외부 인사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결정했다고 하면 그대로 믿어야 하나, (명단) 면면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 청장은 "수심위 핵심이 위원 명단이나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불송치 결정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정황, 증거들이 전부 용산 대통령 그리고 김건희 여사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특별검사(특검)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입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혹은 영부인에게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것이 거의 드러났다"며 "송치 대상에 임 전 사단장이 포함되느냐가 중요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고 언급했다. 이상식 의원도 "(수사 결과는) 윤 대통령의 이른바 격노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권당과 대통령실에서는 '임성근 지키기'에 혈안이 됐다"며 "배후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있다고 믿는다. 반드시 그 진실은 (특검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