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제안보 위협 ‘공급망’…안정화 시급

에너지자원·주요 금속 수입의존도 90%↑…중간재 수입도 높아 정부, 공급망 3법 입법 완료…관리 체계 구체화·기금 마련 가능

2024-07-14     오시내 기자
공급망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각국이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급망 3법(공급망 기본법·소부장 특별법·자원안보법)을 입법해 공급망 안정화 구축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정책을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첨단산업 및 원자재를 자국 내에서 공급하기 위해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추진하며, 자원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해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자원 부족과 내수 시장 한계로 대외의존도가 높고, 국제 분업 체계에 깊게 편입된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경제는 글로벌 밸류체인덕에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밸류체인은 상품과 서비스의 설계,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이 세계화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원유·석탄·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과 철광·비철금속 등 주요 금속을 수입한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자원과 주요 금속 수입의존도는 90%가 넘는다. 중간재 수입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간재 수입 비중은 G7 평균인 43.2% 대비 7%포인트(p) 높은 50.2%다.

공급망 위협이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해 6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소부장특별법)’을 개정, 같은 해 12월에는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 법안(공급망기본법)’을 제정했다. 올해 1월에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자원안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공급망 3법 입법이 모두 완료됐다.

공급망 3법 주요 골자는 경제와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자원, 소재, 부품, 장비 등을 각각 ‘경제안보 품목’, ‘공급망 안정 품목’, ‘핵심자원’으로 지정·규정해 정부 모니터링 및 관리를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가 해당 품목의 비축·재고 확대, 수입선 다변화, 대체기술 개발, 국내 생산 및 해외자원개발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원활한 정책 집행을 위해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마련할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앞서 소부장특별법과 공급망기본법이 시행된 지난해 말 정부는 공급망 안정 품목의 특정국 수입의존도를 낮출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 희귀가스, 흑연, 희토 연구 자석, 요소 등 185개 공급망 안정 품목을 선정하고, 이들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2022년 평균 70%에서 오는 2030년 5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전현희 KIET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산업별로 차이는 있으나, 중국 등 특정국에 수입을 의존하는 품목이 여전히 많다”면서 “특정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돼 수입국 다변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