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3분기 온라인 체감경기…주름 깊어지는 이커머스
온라인쇼핑, 유통업태 가운데 유일하게 전망치 저조 대대적 마케팅 앞세워 소비 진작 및 활로 찾기 안간힘
2024-07-14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3분기 유통업계 체감경기 전망에서 기대감이 커진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시장에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초저가를 앞세운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공세에 이어 온라인플랫폼 규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C커머스의 공세가 한풀 꺾었지만, 최근 패션계 알리인 쉬인마저 한국시장을 공략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커머스 업계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소비를 진작하고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직전 분기(85) 보다 떨어진 82를 기록했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온·오프라인간 전망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대형마트(103)와 백화점(103)은 기준치(100)를 웃돌며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편의점(79→88), 슈퍼마켓(77→85) 역시 직전 분기 대비 전망치가 올랐다. 특히, 대형마트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각종 할인 행사, 초저가 상품 마련 등에 힘입어 훈풍 기대감을 높였다. 백화점은 주식과 가상화폐 등 자산가치가 오름세를 보이고 원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점이 순영향을 끼쳤다. 9월 추석 대목도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실적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온라인쇼핑(84→69)은 업태 중 유일하게 전망치가 감소했다. 가성비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는 C커머스의 공격적인 사세 확장과 플랫폼 규제 입법 등이 온라인 체감경기를 위축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알리, 테무에 이어 지난달 쉬인까지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업계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유해물질 검출, 가품 등 각종 논란으로 C커머스의 이용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통업체 4곳 가운데 3곳(75%)은 여전히 이들을 ‘현재 또는 향후 경쟁해야 할 상대’로 바라보고 있다. 쉬인은 지난해 매출 약 450억달러(한화 약 62조원), 순이익 20억달러(2조7000억원)를 달성하며 경쟁 업체인 자라와 H&M을 추월한 가운데, 향후 마케팅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설상가상으로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의 한국 진출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틱톡의 이커머스 서비스인 ‘틱톡숍’은 지난해 12월 한국에 상표를 출원했다. 온라인 시장 규모 확대에도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만큼, 국내 이커머스는 적재적소 마케팅을 선보여 소비자 지갑 열기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여진다. 티몬은 이달 14일까지 펼치는 월간 최대 프로모션 ‘몬스터메가세일’ 혜택을 개선해 실시했다. 다양한 특가 라인업을 기본으로 최대 25만원 상당 중복 할인 혜택으로 여름 쇼핑객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SSG닷컴은 이달 8~14일 일주일 간 여름철 명품, 패션, 뷰티, 스포츠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집약한 ‘쓱닷컴 쇼핑 페스티벌’ 프로모션을 열었다. 쿠팡은 와우회원 위해 최대 규모의 할인혜택을 쏟아내는 ‘와우 빅세일’을 이달 15일까지 일주일간 펼친다. G마켓과 옥션이 오는 10월 31일까지 ‘레저네컷 강원여행’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태백, 삼척, 영월, 정선 등 강원특별자치도 인기 여행지 4곳의 패키지 여행상품을 공개하고 할인 혜택도 내세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최근 들어서도 앙등세를 보이지만,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떨어지는 것에 더해 C커머스 출현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돼 업황이 나빠지는 모습”이라며 “본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바캉스, 식품 등 관련 행사를 기획하는가 하면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로 위기 파고에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