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대외 변수로 경영시계 ‘안갯속’
네이버 라인야후 사태 장기화·카카오 창업주 검찰 소환 사법리스크
2025-07-14 이미현 기자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국내 양대 플랫폼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외 변수로 인해 경영 시계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고, 카카오는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됐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전 세계 인공지능(AI) 물결 속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집중한 AI 사업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 임원급(리더) 총 25명이 라인야후 사태가 심화 된 지난 4~6월 여러 차례 걸쳐 20억여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도했다. 통상 자사주를 매입해 책임경영,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기업들의 움직임과 상반된 행보다. 네이버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히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라인야후 사태는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의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시작됐다. 이어 올해 3월 일본총무성이 라인야후에 1차행정지도로 소프트뱅크에 네이버와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재 개선을 요구하면서 심화됐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일본 정부가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반대 여론이 조성됐다. 업계는 양사 간 팽팽한 신경전 아래 지분인수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이 매각될 경우 네이버가 일본, 대만, 태국 등 전세계에서 이용자수 1억명 이상 보유한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하겠다는 전략도 타격을 입는다. 지난해 8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네이버는 올해 서비스와 웹툰 등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반영하는 것을 주력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경영진의 목표가 이 같은 변수로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 지난해 불거진 카카오 택시 앱 호출 가맹 택시 몰아주기 논란에 이어 김범수 위원장이 지난 9일 ‘SM엔터 시세조정’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김 위원장 등 카카오 주요 경영진이 지난 2월 카카오가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 지분을 고가로 사들여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인 혐의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기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카카오 측도 이와 관련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만약 혐의에 유죄가 인정될 경우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카카오의 AI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KoGPT(코지피티) 2.0’ 공개가 무산된 이후 하반기에는 카카오만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공개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또 AI 사업 조직 카나나를 신설하는 등 속도감 있게 AI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개발조직 통합이 진행됐지만 신규 모델 출시 일정이나 AI 서비스의 방향성이 공개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공격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법·규제리스크 해소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