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前국정원장 ‘공산주의 진지론’ 파문
새정연 “대꾸할 가치도 없다…현재 국정원에도 도움 안돼”
정의당 “불리할 때마다 얼토당토않은 ‘종북’…정신 차려라”
2015-04-03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전임 이명박정부에서 초대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성호씨가 “북한 추종세력이 법원, 검찰, 국회, 언론에도 모두 침투해있다”는 이른바 ‘공산주의 진지론’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은 “대꾸할 일고의 가치가 없는 말”이라며 맹비난했다.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3일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국정원장의 입장에 갇혀 철저하게 국정원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시각”이라며 “국정원이 현재 처해있는 불리한 상황을 돌파하는데 도움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한정애 대변인은 “국민의 국정원으로 거듭 태어나야지 국정원을 위한 국정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같은 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태가 이 정도까지 왔다면 이것은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의 통치의 문제”라며 “불리하고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 마다 얼토당토않은 ‘종북 프레임’을 갖다 붙여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보수 세력에게 ‘정신 차려라’라고 말하고 싶다”고 질타했다.앞서 김성호 전 원장은 전날 새누리당 초·재선의원 모임인 혁신연대모임 특강에서 국정원의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해 “통제불능의 터미네이터”, 국정원 개혁을 추진한 국회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자들이 앉아있다는 인상”이라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김 전 원장은 이날 “북한은 남남갈등을 일으켜 통일을 하겠다는 전략”이라면서 “그래서 국회에도 진출을 좀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을 언급했다.이어 “거기뿐만 아니라 법원도 있고, 여러분도 다 느낌이 있을 것이다”라면서 “검찰에도 없다고 말하기 어렵고, 언론기관에도 침투했다. (이것이) ‘공산주의 진지론’이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김 전 원장은 국정원이 간첩사건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믿고 싶지 않은데 어쨌든 애국심이 너무 강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 처벌받으면 되니까”라면서 “원래 정보원의 신세가 그렇다”고 두둔했다.또한 피고인 유우성씨에 대해 “분명히 간첩이라고 볼만한 증거가 많다. 간첩이 정보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면서 사실상 간첩으로 단정했고, 변호를 맡은 민변에 대해서는 “마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내부에는 안보 위해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고도 말했다.김 전 원장의 발언에 대해 민변 측은 “(대응 방침 등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이날 강연에서 김 전 원장은 간첩증거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국익 관련 수사는 신중해야 한다. 검찰이 변했다. 신념 같은 것은 안보이고 터미네이터를 보는 것 같다. 목표를 향해 그냥 돌진만 하고, 통제 불능 상태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또한 국회에 대해서는 “지난번 국정원 개혁문제로 시끌시끌했는데 제가 받은 인상은 북한 당국자들이 국회에 앉아 있다. 북한 김정은의 책상 앞에 (국정원 개혁안을) 갖다 놓겠다는 것”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한편 김성호 전 원장은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검사로 근무하다가 노무현정부 시절 법무부장관 및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했고, 이명박정부에서는 초대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