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 보이면 사고 난다

2025-07-15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매일일보  |  자동차는 인간의 이동성을 향상시키고 시간과 거리를 단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운전을 통해 우리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장소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MZ세대는 내 집은 아니어도 내 차가 우선이고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차박이나 캠핑 등 여러 가지로 차와 함께 하는 일상이 녹아 있다. 하지만, 자동차가 우리의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고 우리의 가정과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끔찍한 무기가 되는 현실을 자주 접하고 있고, 이는 국가 사회적인 심각한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흔히 상식적으로 자동차 사고하면 차량끼리 부딪치는 추돌·충돌 사고나 자동차가 보행자를 충돌하는 사고를 떠올리고 많은 사고원인이 졸음·음주 또는 운전미숙 등에 의한 운전이라고 알고 있다. 자동차는 급격히 증가하여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약 2600만대로 인구 1.98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고 자동차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언젠가부터는 “나만 운전 잘한다고 사고 안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이는 안전한 운전을 위해 항상 주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교통 규칙을 준수하며, 방어적인 운전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방어운전 요령으로 주로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4~5대 앞의 도로 상황을 내다보며, 화물차나 적재물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차량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운전해야 된다는 안전거리 확보, 차로 변경이나 방향 설정 시 늦게 깜빡이를 켜면 갑자기 끼어드는 행위 등 사고 예방을 위해 반드시 미리 켜기, 급제동 금지, 양보 운전 등 실천적 의미의 원칙을 설명하는데, 실제 도로 환경·상황과 교통흐름 등을 감안하면 이러한 원칙이 100% 지켜질 수 없다. 여기서 필자는 일반적인 자동차 사고나 방어운전 사례보다는 정상적인 운전자가 운전 중 사고를 내거나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사례를 언급하고자 한다. 도시와 농촌 지역간에는 자동차 사고 발생 빈도와 유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도로 교통 환경과 교통안전 시설, 교통 법규 준수 여부 그리고 운전자의 주의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도심에서 운전 중 밤낮으로 백미러에 보이지 않던 신출귀몰 배달 오토바이, 폭주족, 개인 이동형 장치(PM)를 보거나, 내 차 앞이나 옆에서 심장이 멎을 뻔한 끔찍한 상황을 경험한 사람이 많다. 특히 야간이나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지역의 검정 오토바이·복장·헬멧은 정말 귀신같은 존재인데, 방어운전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이뿐이 아니다. 도로 위의 불청객 중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스몸비족(스마트폰+좀비)과 귀에 이어폰을 꽂거나 헤드폰을 착용한 노이즈 캔슬링 이용객을 목격할 수 있는데, 운전 중 이러한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쉽게 대처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는 경운기 등의 농기계가 일반 차량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운전자가 도로 교통법규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야간에는 전조등이나 후미등을 켜지 않거나 부착하지 않은 농기계들이 의외로 많고 교통표지판이 많지 않아 캄캄하고 좁은 도로에 낯설은 운전자는 쉽지 않은 운전이다. 야간에 인도가 따로 없는 시골길에서의 과속이 아닌 보행자 사망사고 사례는 사실 운전자, 보행자 모두 과실이 아니라는 전문변호사의 주장대로 시야가 검정옷은 29m, 흰옷은 43m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 경찰이 운전자 과실로 기소를 하는 억울한 상황도 있다. 더욱이 자연생태계 보호 관리 정책 등으로 고라니, 멧돼지 등의 개체수가 증가해 농작물 훼손뿐만 아니라 도로를 횡단하다가 충돌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들을 발견하고 피하려다 가로수 등을 들이 받는 인명사고도 발생한다. 또한 종종 도시에서처럼 들고양이, 유기견 등의 로드킬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고속도로에서 주로 밤 시간대에 1차 사고 발생 후 뒤따라오는 차량이 멈춰 선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2차 사고가 1차 사고 발생 후 30분 이내 발생하고 1차 사고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고 안전조치 미이행, 전방주시 태만 등이 원인이라는 발표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의 사고는 동물이 아닌 이상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으나, 그중 오토바이나 PM 운전자, 스몸비족이나 노이즈 캔슬링 이용객 그리고 농기계 농업인의 교통법규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 오토바이나 PM 운전자 등의 식별 가능한 형광색 복장 등이다. 그동안 경운기에는 전국의 많은 농협이나 지자체에서 경광등 부착 사업을 해왔지만, 경운기 등 농기계의 전조등·미등(경광등) 등이 출고 시 일반 차량처럼 완벽하게 부착되어야 한다. 이에 정부 관련 부처나 지자체는 사고예방을 위한 복장, 교통안전 시설 등 제도나 법적인 대책 마련으로, 안보여 사고나는 일이 없어 적어도 “나만 운전 잘하면 사고 안 난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그런 교통환경·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자동차가 교통수단으로 존재하는 한, 자동차와 인간 그리고 운전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국민이 안전하고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는 운전자, 보행자, 정부와 지자체, 모두의 노력과 함께 ‘사람이 먼저’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