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 택한 대형마트…폐점과 리뉴얼 통한 ‘양동 전략’

이커머스 성장세에 위축된 대형마트 부실 점포 정리…식품 앞세운 리뉴얼

2024-07-16     강소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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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대형마트가 부진한 점포 폐점으로 몸집을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함과 동시에 가능성 있는 점포는 투자를 단행하며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 경기 안양점의 영업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내달 18일 대서전점을 폐점할 예정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부산 서면점을 시작으로 서울 목동점 폐점도 단행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점포 폐점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6월 기준 점포 수는 111개로 2019년 6월 125개에서 5년 동안 14개의 점포를 줄였다. 이마트도 현재 131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19년 6월 142개 점포에서 11개 점포를 폐점했다. 특히 이마트는 2022년부터 인구가 많은 서울의 점포 3곳(가양점·성수점·이수점)의 문을 닫았다. 대형마트 폐점이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유통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비대면 소비를 선호했던 코로나19를 거치며 보다 편리한 모바일 환경 등으로 직접 장을 보지 않고, 이커머스로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28.4%에서 50.5%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신선식품 당일배송을 앞세워 폭팔적으로 성장했다. 이커머스 대표 주자인 쿠팡의 경우 지난해 기준 유료회원 가입자 수는 1400만명으로 국민 4명 중 1명이 가입한 수치다. 반면 대형마트의 입지는 줄었다. 대형마트 대표주자라 불리는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진 대형마트는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인 신선식품 부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점포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올해 광주점, 문현점, 죽전점, 용산점 등 4개 매장의 리뉴얼을 단행하고, 내년에는 가양점, 성수점 등도 재출점을 통해 새로운 타입의 외형 확장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간석점을 시작으로 점포 리뉴얼을 통해 먹거리를 전면에 배치한 메가푸드마켓을 28호점까지 늘렸다. 2021년부터 매장 리뉴얼에 나선 롯데마트는 지난달 롯데 계열사 마트 지점 중에서 매출 순위 10위권에 성업하는 전북 군산점을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기반으로 한 점포로 리뉴얼했다. 지난해에는 점포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 그로서리’ 매장을 은평점에 도입했으며, 이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대형마트는 계열사 통합 전략으로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2년 롯데슈퍼와 상품팀을 통합해 공동으로 상품을 매입해 그로서리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올렸다. 그 결과 지난해 전년대비 80.4%가 늘어난 8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로 롯데슈퍼의 연간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이마트도 최근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의 합병 절차를 완료해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이뤘다. 이마트는 향상된 구매 협상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통합 물류를 통한 비용 절감 및 자원 재배치로 개선된 수익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견고히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이커머스에 반격하기 위해 ‘연중 상시 초저가’ 전략을 펼쳤지만 빠른 배송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커머스에 맞서긴 역부족했다”며 “대형마트는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기존 점포를 리뉴얼함과 동시에 본업에 집중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