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못 갚는 서민… 1분기만 1.1조 상각
신용카드사 대손상각비, 1년 만에 약 13% 증가
2025-07-16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올해 1분기 카드사가 차주로부터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 처리한 대출금이 1조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 1분기 대손상각비는 1조1096억원으로, 이는 전년(9854억원)보다 12.60% 증가한 금액이다. 카드사별는 현대카드의 대손상각비 규모가 가장 큰 폭 늘어났다. 1분기 현대카드의 대손상각비 규모는 1304억원으로 전년(656억원)보다 98.74% 증가했다. 뒤이어 △BC카드 30억원(전년 대비 89.78% 증가) △우리카드 1188억원(17.94% 증가) △신한카드 2036억원(14.78% 증가) △KB국민카드 1642억원(7.16% 증가) △롯데카드 1602억원(3.46% 증가) △삼성카드 2381억원(2.49% 증가)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나카드는 고위험자산 감축 등의 영향으로 대손상각비 규모가 감소했다. 대손상각비는 대출을 해줬지만 차주가 갚지 못해 손실로 처리한 비용을 말한다. 대손상각비의 증가는 회수를 포기한 부실 대출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경제적 사정이 나빠진 고객도 그만큼 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대손상각비가 늘어나면 연체율은 낮아지지만 당기순이익은 감소하게 된다. 이처럼 대손상각비 규모가 증가한 것은 서민들의 대출길이 막히면서 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서비스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차주들의 경제적 사정이 약화되면서 카드사들이 부실 채권을 상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은행권은 대출 심사를 강화하며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 위주로 신용대출을 내주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5월 기준 이들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37조5689억원으로 전달보다 5483억원 늘었다. 지난 3월까지 증가세가 주춤하던 카드론 잔액은 다시 급증하며 역대 최다액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카드론은 은행이 아닌 카드사에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은행 방문, 담보 및 보증, 서류제출 등 절차가 없고,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 ‘급전 대출’로 불린다. 주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급전 창구로 많이 이용하는데,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대신 이자가 높은 편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