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강행 처리 협조 불가" vs "일하는 국회"···여야, 본회의 일정 놓고 평행선 계속

민주, 18·25일 본회의 주장···與 "안건 논의 없인 불가"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빈손···우 의장 결정 '주목'

2024-07-16     이태훈 기자
우원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가 7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을 두고 여전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방송4법 등의 처리를 위해 오는 18일과 25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의 없이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본회의를 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논의 진전을 위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지만 별 다른 성과는 없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본회의 개최를 촉구하기 위해 우 의장을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원내대표단 전체가 우 의장을 찾아뵙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주십사 (본회의를 열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며 "지금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지배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18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 달라고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자신들이 주도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방송 4법은 '방송 3법'에 방통위법 개정안을 더한 것인데, 방송 3법은 공영방송(KBS, MBC, EBS)의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통위원 4인 이상이 출석해야만 방통위 회의를 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를 막기 위해 해당 법안이 속도감 있게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방송4법을 통해 노동조합에 장악된 공영방송을 영구히 장악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우 의장도 본인이 약속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의 또 하나의 축인 방송자유와 언론독립을 위해 (방송4법의) 그 취지라던가 애로사항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5일 본회의에선 아직 소관 상임위 심사 단계인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선 구제 후 회수' 원칙을 담은 전세사기특별법, 25만원 내외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 등의 처리를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에는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라면 당장 오늘이라도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있고 본회의도 개최할 수 있다"면서도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법, 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법,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방탄법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는 의사일정 합의에는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채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 여파로 여야가 극한 대치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 의장이 재차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강행하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여야 쟁점 사안에 있어 민주당 손을 들어준 우 의장이 여야 관계 회복을 위해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의에 대한 여야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추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론은 민주당에서는 18일과 25일 본회의 개최를 희망했고, 저희들은 아직 상정할 안건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본회의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고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 개최에 관해 여야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좀 더 긴밀한 협의를 위해서 매주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기로 했다"며 "18일 본회의에 대해선 당장 내일모레이기 때문에 (의장께서) 조만간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회동 모두발언에서 "정쟁의 무한 반복으로 여야 모두 빈손으로 돌아가는 정치가 아니고, 민심을 조금이라도 담아서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는 그런 지혜를 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협치를 위한 여야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