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다음 주자 찾는 식품사들…제2의 삼양 노린다
해외 비중 커질수록 영업이익율도 높아져 CJ제일제당·농심·대상 등 해외 사업 초집중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제2의 불닭볶음면을 노리는 국내 식품사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1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양식품의 연결 매출 컨센서스는 1조5635억원, 영업이익은 3031억원으로 추정된다. 연결 매출은 지난해보다 3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5% 성장이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영업이익률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이 31.2%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63.1% 증가했다. 업계는 삼양식품이 두해 연속 급격한 외형 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이 주목 받으면서 2019년 50% 수준이던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68%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 75%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던 불닭 시리즈는 이제 미주, 유럽 등으로 인기가 확산되고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킬러 콘텐트’가 되면서 불닭 브랜드가 삼양식품을 일으켰다.
해외 사업 비중이 커지면 영업이익율도 오른다. 해외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세워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도 있고, 판촉비용도 상대적으로 적다. 불닭이 처음 수출을 시작하고 해외 매출 비중이 25% 수준이던 2016년 삼양의 영업이익율은 7%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율을 12.3%를 달성했고, 올해는 19.3%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식품사들은 주력 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 선점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먼저 CJ제일제당은 비비고의 냉동만두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섰다. 미국 현지에서 수년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했고, 캘리포니아·뉴욕뿐 아니라 뉴저지 등에서 만두를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만 만두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아시안 냉동식품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비고는 유럽에서 건강한 간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의외의 인기를 얻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독일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에 비비고 스토어를 공식 입점했다. 비비고의 독일 B2C 만두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8%에서 지난해 48%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네덜란드에서도 대형마트에 입점하면서 품목을 확대하고 있고, 벨기에와 스위스에서도 유명 마트 체인에 입점하면서 유럽 시장 매출이 늘었다.
신라면을 앞세운 농심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해외 비중은 38% 수준에 달했고, 미국 2공장 라인 증설이 마무리 되면서 연간 생산량이 늘면 매출이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농심은 유럽 판매 법인 신설과 국내 수출 전용 공장 설립 등 해외 비중을 더욱 늘릴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상도 종가 김치가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둠에 따라 비즈니스 속도를 높인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 해외 각지에 계열사 24곳을 거점으로 꾸준히 해외 사업을 확대해왔고, 2025년까지 미국 내 식품사업의 연간 매출액을 1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폴란드를 생산 거점으로 낙점, 현지 업체와 합작 법인을 세우고 김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K-문화가 해외에서 큰 힘을 보여주는 지금 K-푸드가 같은 연장선상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며 “국내 마트에 카레와 스파게티 소스가 당연히 진열되듯 국내 가공식품이 해외에서 현지식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