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기에 접어든 OTT… 스포츠 중계로 돌파
야구·축구로 반등한 티빙과 쿠팡플레이…OTT 문법에도 변화
2025-07-16 김성지 기자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OTT사들이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며 반등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레이·티빙 등 OTT사들이 새로운 수익모델로 스포츠 중계를 선택하며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스포츠중계로 가장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티빙이다. 티빙은 지난 3월 1350억원을 투자해 3년 간 한국프로야구(KBO) 중계권을 계약했다. 4월 한달간 무료로 중계하며 월 평균 이용자(MAU)가 7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5월부터 유료로 전환되며 이용자 감소가 우려됐으나, 5월 MAU 731만명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MAU가 약 550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프로야구 중계효과가 시청자 유입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는 티빙보다 먼저 스포츠 콘텐츠의 잠재력을 파악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2021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의 경기 중계를 시작으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2024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등을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중계했다. 이미 △K리그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등 많은 축구 카테고리 보유한 쿠팡플레이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2024-25 시즌부터 독점 중계한다. OTT의 스포츠 중계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와 10년,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계약을 체결하며 RAW 중계권을 확보했다. 디즈니는 폭스, 워너브라더스와 합작해 올 가을 론칭 복표로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애플은 내년 개최되는 북중미 월드컵의 중계권을 두고 FIFA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OTT인 ‘애플TV플러스’를 통해 독점 중계하기 위함이다. 스포츠 중계로 인해 OTT 업계는 실시간성과 광고친화성이 추가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는 쉬는 시간이 존재한다. 결국 쉬는 시간에 광고가 제공돼, 수익 모델이 구독료에 한정됐던 OTT 서비스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또 스포츠 특성상 실시간 시청 시 재미가 극대화되게에 트래픽이 집중되는 시간대를 예측할 수 있다. 스포츠는 종목별로 확고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스포츠 중계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실패 리스크도 적다. 야구·축구 등 스포츠 시즌은 6개월 이상 진행되며 매년 지속되기에 고정 시청자 확보에도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다가오는 파리올림픽은 지상파 3사가 중계하며, 아직까진 중계권을 획득한 OTT 서비스는 없다. 웨이브가 지난 도쿄올림픽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중계했기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이번에는 중계하는 않는 모양세다. 수개월 지속되는 야구·축구 등 스포츠 리그와 달리 올림픽은 3주간 진행되며, 이마저도 4년에 한 번씩 개최돼 OTT사들에겐 매력적이지 않는 콘텐츠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사례로 인해 스포츠 유료 중계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며 “성장 정체된 OTT 시장에서 스포츠 중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 확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