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빨라진 우리금융 ‘임종룡호 M&A’

최근 LX·KCGI와 함께 한양증권 유력 인수자 거론 5월 한국포스증권 인수 이후 동양·ABL 인수 참여

2025-07-16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취임 2년 차를 맞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M&A 속도가 하반기 들어 빨라지고 있다. 다양한 기업의 M&A에 유력 인수자로 거론, 비이자사업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M&A 시장에 등장한 한양증권 매각 유력 인수자로 거론된다. 투자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을 비롯해 LX그룹, KCGI 등이 한양증권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한양증권 유력 인수자로 거론되는 이유는 지난 5월 ‘한국포스증권’ 인수에도 추가 증권사 인수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해당 M&A 당시 “한국포스증권 외 매력적인 매물이 나온다면 추가적인 M&A 역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증권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 달 출범이 예고된 ‘우리투자증권’의 외형 확대 또한 한양증권 유력 인수자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을 통해 탄생하지만 자기자본은 약 1조150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18위 수준이다. ‘10년 내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목표를 내세운 임종룡 회장으로서 추가적인 증권사 M&A가 필요한 이유다. 증권뿐만 아니라 보험사 M&A도 뛰어들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27일 동양·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를 하기 위한 해당 기업 대주주와 비구속적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에 대한 실사에 곧 착수할 예정이며, 인수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실사 결과를 토대로 본 입찰 참여를 결정한다. 동양·ABL생명을 품을 경우 우리금융그룹은 약 10년 만에 보험 계열사가 탄생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013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이후 5대 금융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었다. 우리금융 측은 “동양·ABL생명은 인수 대상의 하나로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라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임종룡 회장이 증권·보험 등 M&A 속도전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유력한 이유는 2020년대 들어 은행에 편중된 사업구조 개편이 꼽힌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 당기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91.8%에서 2022년 92.6%, 지난해에는 100%로 절대적이다. 지난해 우리카드·금융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순익이 전년 대비 최대 45%가량 급감하면서 은행 편중 순익 구조는 더 심화했다. 지난해 경쟁사 대비 부진했던 실적은 이런 행보를 더 가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전년(3조1639억원) 대비 19.9%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보인 것과 달리 임종룡 회장의 첫해는 아쉬운 성과를 기록, 이를 타파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선택한 모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 체제가 우리금융은 출범한 이후 비은행 사업 확대를 위해 증권·보험 인수전에서 단골손님으로 등장해 왔다”며 “이를 통해 이자 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구조 다각화할 방침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