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일규 쿠바 참사, 지난해 11월 한국 망명…태영호 "참 잘 왔다"
16일자 조선일보 인터뷰 통해 공개 북한 외무성 내 대표적 '남미통' 태영호 "김정은도 알아주는 쿠바 전문가"
2024-07-16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의 리일규 정치 담당 참사가 지난해 11월 망명해 국내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당시 주영국 북한 공사 신분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이후 한국에 온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태 전 의원은 "리일규 참사 참 잘 왔다. 우리 함께 꼭 통일 한국 만들어 보자"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리 참사는 16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탈북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리 참사는 1999년 외무성에 입부한 후 쿠바에서만 9년간 근무한 대표적인 남미통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북한 선박 '청천강호'가 쿠바에서 지대공 미사일과 전투기 부품을 싣고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가 적발된 사건을 해결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표창장도 받았다. 리 참사는 상급 간부의 뇌물 요구와 업무 평가 등으로 북한 외무성 본부와 갈등을 겪다가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참사의 망명 사실이 공개되자 지난 2016년 주영국 북한 공사 신분으로 한국에 온 태영호 전 의원이 "오늘 조선일보를 통해 나의 동료였던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참사였던 리일규 참사가 한국 사회에 드디어 커밍아웃 했다"고 환영했다. 태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리 참사가 언론을 통해 본인을 공개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며 "일규 참사는 나와 내 아내, 내 아들들이 다녔던 평양외국어학원을 다닌 동문"이라며 리 참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또 "그는 북한 외무성에서 김정일, 김정은도 알아주는 쿠바 전문가였다"며 "김정은에게 올라가는 중남미 지역 문제와 관련한 많은 문건을 그가 직접 작성했다"고 했다. 태 전 의원은 "일규 참사는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간부든 일반 주민이든 다 자식의 미래를 걱정할 때 답을 통일에서 찾고 있다고 했다"며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개 국가 관계'로 만들려 하는 것도 결국 북한 주민들한테서 통일에 대한 꿈을 빼앗으려는 데 있다"고 말했다.또 "내가 한국에 온 후 조성길 이탈리아 대사 대리, 류현우 쿠웨이트 대사 대리가 왔다. 앞으로도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 외교관 출신들 모두 힘을 합쳐 통일운동을 열심히 하여 자기 자식들을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살게 해 보려는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의 꿈을 꼭 실현해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