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 ‘무용지물’ 된 이유는

노인인구 1000만명 넘어…각 성향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필요

2025-07-17     김수현 기자
사울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바로 내년으로 다가왔다.

이들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형화된 사회생활을 꺼리거나 오히려 사회생활을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상반된 경우도 있어 이들을 위한 다양한 직업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폐지수집 고령자의 안전과 적정 수입 보장 등을 일자리 연계에 나섰으나, 총 1만4831명 중 32.2%인 4787명만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폐지수집 고령자들에게 보다 안정적 소득과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일자리 연계를 추진했다. 70%에 가까운 노인들이 정부 연계 일자리 대신 폐지수집에 다시 돌아가는 이유는 그간 자유롭게 혼자 일하던 환경에서 정형화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야하는 활동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일 수 있다. 또 각종 정신건강의 문제로 사회적 교류가 많은 일자리를 꺼릴 가능성도 있다. 복지부가 지난해 폐지수집 고령자 1035명을 대상으로 1대 1 대면조사를 진행했는데, 우울증상 보유 비율은 39.4%로 전체 노인 13.5%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았다. 치매 검진 수검률 역시 다른 노인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속감과 일 자체의 만족 때문에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고령층 역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별도의 대책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60대가 일하기 원하는 이유로 ‘생계유지 및 생활비 조달’은 35.2%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사회생활 유지나 소속감 충족’이라 답한 응답자는 34.5%에 달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했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 근로를 하고 싶다’는 응답도 26.1%를 기록했다. 60대들은 직장 선택 시 급여보다 ‘직장과의 교통 접근성’(26.7%)과 ‘고용 안정성’(25.5%)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요 불만사항은 ‘급여 등의 처우 불만족’(39.4%)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으며, ‘신체적 한계’(16.7%)와 ‘경력과 무관한 업무’(15.2%) 등이 뒤를 이었다. 박경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센터장은 “노인 일자리 인프라는 기존의 전형적 유형이 아닌 혁신적 방향모색을 통해 전달체계의 다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 경제조직을 연계한 일자리 창출방식이나 참여자 중심의 사업단 운영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