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 연령대 취업, ‘양’보다 ‘질’ 제고 급선무

고령층 단순노무·청년층 대기업 쏠림 규제완화로 중소기업 일자리 늘려야

2024-07-17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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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저출산 및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전 연령대 일자리의 질적 제고가 우선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통계청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는 2890만7000명으로 지난 1월 2774만3000명 대비 116만4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575만4000명에서 669만4000명으로 94만 명 늘었다. 65세 이상은 315만5000명에서 399만5000명으로 88만 명, 70세 이상은 155만 명에서 210만3000명으로 55만3000명 늘었다. 반면 20~29세 취업자 수는 367만8000명에서 364만2000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30~39세 취업자 수는 537만 명에서 544만7000명으로 7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중장년 인력 활용 필요성이 커져 취업자 수 자체는 늘었으나,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에서 종사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최근 임금 격차 특징과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0세 이상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12.2%로 전년 대비 15.5%P 증가했다. 65세 이상은 2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3%P 증가한다. 이는 모든 연령 평균 증감치 0.9%의 약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24세 이하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19%로 오히려 10%P 감소했다. 25세~29세 9.7%(△16.6%), 30~34세 6.6%(△9.2%), 35~39세 5.1%(△15.5%)로 모두 직전 대비 감소했다. 업무 숙련도도 높지 않다. 분석보단 반복과 단순노무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통계청 경제활동조사에 따르면 고령층 취업자 23.2%가 단순 노무 종사자였고, 서비스 종사자는 13.9%에 달했다. 전문능력과 상관 없는 일자리에 노후를 의지하는 셈이다. 고학력자가 늘어난 청년층에선 복지와 임금 조건이 나은 대기업 선호도가 커졌다. 지난해 청년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론 대기업(64.3%)이 꼽혔다. 공공부문(공공기관 및 공무원)은 44%,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36%와 15.7%에 그쳤다. 이들이 직장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는 임금과 복지수준(86.7%)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근로시간은 70%였고 근무환경(안정성 및 업무 강도)과 고용안정성이 각각 65.7%와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졌다. 지난 16일 통계청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기업체를 준비하는 비율은 29.7%다. 2006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공무원이 2등으로 밀린 건 올해가 최초다. 폐쇄적인 조직 문화와 악성 민원 등 열악한 근무 여건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발표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 월급은 187만7000원(세전 222만2000원)이다. 2022년 기준 임금근로자 일자리 보수에 따르면 평균소득은 353만원이며 중소기업은 286만원이다. 대기업은 591만원으로 공무원의 약 3배, 중소기업의 약 2배에 달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용(노동시간 209시간 기준)하더라도 최저임금은 209만6270원 수준이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청년 대다수가 대학을 졸업했고 이에 걸맞은 일자리를 원하나 현 경제구조는 대기업을 비롯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수요와 공급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임금은 적고 대기업에 입사하기란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며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양 자체를 늘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나 질 좋은 일자리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고령화 여파로 고령층(노인) 노동력이 늘고 있으나, 이들의 일자리 질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동시장 개편을 통해 노인 일자리 질을 높이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지적했다. 실제 2006년 비정규직 중 2007년 정규직 전환 비율은 18.9%인 반면 2020년 비정규직 중 2021년 정규직 전환 비율은 10.1%에 그친다. KDI 관계자는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전반적인 기업 일자리 질을 높여야 한다”며 “기업을 옭아매는 각종 규제는 완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