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發 종부세 논란 "민주당 정체성 훼손" 당내 비판 고조…與는 "환영"
與 여·야·정 실무협의체 제안…"즉시 논의 착수해야" 김두관 "종부세·금투세, 민주당 지켜야 할 원칙" 비판
2024-07-17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종합부동산세 개편 필요성 및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한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당권 경쟁자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이 전 대표가 "당 정체성을 파괴한다"며 연일 맹공 중이다. 반면 여당에서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을 환영하며 즉시 논의에 착수하자고 말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대 정책 이슈는 종부세·금투세가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가 '중도층 공략' 전략으로 종부세 완화 추진 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종부세 완화, 금투세 유예 방침에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줄곧 '부자감세'라며 이를 비판해온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종부세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에 대해서도 "시기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력 차기 당대표인 이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김두관 전 지사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 전 지사 측 백왕순 대변인은 "(종부세·금투세 완화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당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행위"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이래 민주당 세제 정책의 근간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김 전 지사 본인도 16일 BBS 라디오에서 "종부세와 금투세는 지켜야 할 원칙"이라며 "불평등과 양극화가 굉장히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종부세와 금투세를 건드리는 것은 당의 세제 원칙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여당은 반면 이 전 대표의 입장을 반기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금개혁과 함께 이 전 대표가 제안한 종부세 개편과 금투세 유예 등 세제 개편 논의에 즉시 착수하자"며 "여·야·정 실무협의체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를 먼저 제안했던 이 전 대표는 당내 비판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김 전 지사의 비판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을 조정해 가는 게 정치"라며 "국민의 뜻을 존중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당 역시 당 차원에서 국민의힘 제안에 선을 긋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올해도 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수 확보방안 없이 부자 감세만을 획책하는 정부·여당의 세제 개편에 동참할 생각은 없다"며 "정부·여당이 전향적인 세수 확보방안을 내놓는다면 여·야·정 협의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