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입법 독주에 '사법부 카드'로 맞불…실효성은 의문
민주, 쟁점 법안 7월 처리에…국힘, 권한쟁의심판 등 예고 국회 절차대로 진행 '인용' 가능성↓…소요 기간도 장애물
2025-07-17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쟁점 법안을 놓고 극한 대치를 이어가면서 각각 '입법 강행'과 '사법부 카드'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방송4법 등에 대해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최후의 수단으로 헌법재판소를 통한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회 절차대로 진행된 점과 소요 기간 지연 등을 들어 실효성은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민주당의 입법 강행 움직임에 전방위적인 방어 태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소집한 데 이어,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의 위헌·위법 탄핵선동 규탄대회'를 열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규탄사를 통해 "지금 거대 야당의 입법 횡포와 독주로 우리 헌법 정신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 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방송 4법, 미래세대에 빚 폭탄을 떠안기는 현금 살포법까지, 민생으로 포장된 민주당의 정략적 입법 폭주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며 "진정한 민생은 온데간데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의 본회의 강행을 대비한 필리버스터도 진행할 예정이다. 여당은 이날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7월 임시회 본회의에 대비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지했다. 민주당이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법 개정안)'과 '민생 위기 극복 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에서다. 현재 민주당은 18일과 25일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으나, 오는 25일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여당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쟁점 법안들에 대해 입법을 강행할 경우 최후 수단으로 사법부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통해 해당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겠다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다만 야당을 저지하기 위한 여당의 '사법부 카드'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입법 독재'에 나섰다는 지적이지만, 국회 절차대로 진행한 점을 고려할 때 위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 과거 여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사법부로 공을 넘겼지만, 법원은 '타 기관의 개입은 가급적 자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국회 절차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도 현재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를 통해 야당에 맞서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입법이 완료되지 않은 법안에 대한 국회 절차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은 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여야 쟁점 사안인 노란봉투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여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노란봉투법에 대해 '합헌성과 타 법률과 충돌 가능성 등에 검토해달라'는 질의에 "헌법에 위배되지 않고 민법과 충돌 가능성이 적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헌재 심판에 걸리는 기간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헌재가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유형별 심판사건' 평균 처리 기간을 보면 2022년 기준으로 권한쟁의심판은 543일이 걸렸다. 심판 사건 처리 기간이 지연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법부 카드로 야당의 입법 공세를 저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