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경원 공소취소 부탁' 발언 사과···"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 폄훼 아냐"

2025-07-18     이태훈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8일 자신이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정황을 폭로했던 것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공소 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 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후보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라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 추진하겠다"며 "당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용기 내어 싸웠던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진행된 전당대회 4차 방송토론에서 "나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신 적이 있지 않나"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같은 날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가) 공소취소는커녕 헌정질서를 바로잡아달라는 제 말씀을 공소 취소 부탁이라고 얘기한다"며 "(한 후보가) 우리 당대표 후보가 맞나. 보수우파의 후보가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당내에서도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권성동 의원), "2차 가해"(김기현 의원) 등 비판이 쏟아졌다. 나 후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였던 지난 2019년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직선거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자 빠루(쇠 지렛대)를 들고 저지 투쟁을 벌였다. 나 후보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14명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으나 아직 1심 선고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